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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역사 섹션]인천 민주화운동사 연표로 본 '우리시대 자화상'

타는 목마름으로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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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15 시민들 만세행진 시작으로
1978년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똥물투척…
신문기사·당사자들 증언등 시대별 기록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 2년간 작업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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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민주화운동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연표집이 나왔다.

시대별 날짜별로 정리된 이 연표집은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센터장·조성혜) 사료편찬위원회가 2년간의 작업을 통해 만들었다.



1945년 8월15일 애관극장 앞에서 인천 시민 수백여명이 만세를 외치며 행진한 것을 시작으로 1995년 12월 29일 인천지역 노동조합협의회가 해산하던 날까지 시대별, 날짜별로 사건들이 소상하게 기록됐다. 인천 민주화운동을 시대순으로 정리한 것은 공식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다.

연표의 대상은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한 사건에 맞선 활동이다.
총 650쪽에 달하는 인천민주화운동 연표를 쭉 읽다보면 당시 인천의 현실과 더 나아가 우리나라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천의 민주화운동이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긴 충분하다.

이번 연표는 1986년 5월 3일 인천 주안역 앞 시민회관 사거리에서 있었던 '인천 5·3 민주항쟁'을 재조명한 것이 큰 성과라 할 수 있겠다.

광주 5·18민주화운동이나 부마항쟁(1979년 10월), 6월 항쟁(1987년 6월) 등은 짧게는 몇 주간, 길게는 몇 달간 지속됐던 까닭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인천5·3민주항쟁은 단발적인 운동에 그쳤다는 다소 야박한 평가를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 5·3민주항쟁이 다음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연표는 '노동운동의 메카' 였던 인천의 노동운동사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인천은 서울과 가깝고 항만이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공장 등 산업지대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멀게는 1883년 개항 이후 신식 부두가 만들어지면서 하역노동자가 탄생한 곳이기도 했다. 인천이 노동의 도시라고 부르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40년대 부두노동자들의 파업과 1960대부터 일기 시작한 민주 노조 건설을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날짜별로 정리했다. 또 너무나도 유명한 1978년 동일방직 똥물사건과 1988년 세창물산 위장폐업사태 등을 당시 신문기사와 당사자의 증언 등 각종 자료를 토대로 소개했다.

이밖에 민주화를 열망하던 인천지역 학생과 교수, 지식인들의 목소리가 언제, 어떻게 울려퍼졌는지 사건별로 요약했다. 굴업도 핵폐기장 반대운동으로 대표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연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는 이번 연표 정리작업을 계기로 해설이 곁들인 2~3권 분량의 인천민주화운동사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민주주의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각종 사업을 통해 민주주의는 저절로 이뤄진게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민우 사료편찬위원장은 "광주, 부산 등은 지역마다 민주화운동사 책이 있고, 기념관 등이 있어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데 인천은 그런 것이 없이 항상 아쉬웠다"며 "이번 민주화운동연표 발간을 계기로 인천의 민주화 역사가 주목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절차적인 민주주의는 이뤄졌지만, 시대에 합당하는 내면의 민주주의는 좀 더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민주화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민주주의 가치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 민주주의는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흐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는 인천지역의 민주·평화·인권운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그 가치를 시민들에게 가르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6월 개소했다.

/김민재·윤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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