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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눕고, 돌아눕고 돌아누워
왼 밤을 뒹굴어 만든 사람아
아침 햇살에
흔적도 없이 녹아 버린 사람아.

김용택(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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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잠 못 이루는 밤은 시간이 멈춰있는 듯하다.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생각만은 끊어지지 않는다. 생각이 생각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실로부터 유리된 가운데 자신도 알 수 없는 기억의 집을 쉴 새 없이 지었다 부순다. 이 집은 실재에서 "돌아눕고, 돌아눕고 돌아누워" 존재하지 않는 꿈의 세계다. 이 시공간은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사람을 쓰고 지우고 반복하면서 그 사람은 당신의 마음대로 움직이는 온전한 당신의 것이 된다. 그렇지만 다음날 "아침 햇살에/흔적도 없이 녹아 버린 사람"처럼 허망하게 변한다. 당신의 사랑도 영원할 것 같지만 눈을 뜨면 한순간 하얗게 사라져버리는 '밤을 뒹굴어 만든' "눈사람" 아니던가.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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