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있다!

이준우

발행일 2015-01-0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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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복지서비스 만으론
노인문제 해결할 수 없다
어르신의 역량 강화와
이를 토대로 창업수준의
일자리사업 개발과 활성화가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 대안


2015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1주일이 다 돼간다. 활기차고 희망이 넘치기보다는 여기저기에서 힘들다는 아우성만 들려온다.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는 비장하고 결연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한결 같은 신년사들은 오늘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경제적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늘 그랬듯이 국민들은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데, 현실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과 '미생'으로 대변되는 청년들의 미래도 암울하거니와 한평생 국가와 가족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해 왔던 어르신들의 염려 또한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60~70대 어르신들 가운데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국민연금을 못 받는 경우가 289만명이며 소득 하위 20%가구의 절반이 고혈압·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심지어 소득이나 자산이 0원인 어르신들도 무려 201만명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곧 눈앞의 엄청난 현실로 닥치게 될 베이비부머 세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소지가 높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712만명, 전인구의 14.6%로 경제사회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제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앞에서 노동시장에서의 퇴장을 강요받게 됐다. 그럼에도 이들은 왕성하게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부정책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노인복지정책을 단지 변화(Change)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탈바꿈(Transformation)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시급하게 혁신적으로 말이다. 무엇보다도 노인복지정책이 노인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이며 당당한 노년에 대한 관점을 받아들인 가운데 재조정돼야 한다. 그들의 생애 족적에 대한 '축하'와 얼마 남지 않은 죽음 너머의 또 다른 세계를 향한 금의환향에 대한 '존경', 그리고 그들이 경험한 삶의 경력과 연단에 대한 '가치부여'로부터 정책이 출발돼야 한다.

이것은 흔히 노인복지에서 말하는 '부양'이나 '원조' 또는 '관리'와는 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기존의 개념들은 어르신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 어르신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말하는 '노쇠' '고독' '소외' '단절' '빈곤' 등과 같은 용어들은 노년을 불쌍한 세대로 낙인을 찍어서 절망과 허무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노년을 설명할 때, "여전히 소중한 존재" "여전히 새로움을 추구하시는 분" "참으로 아름다우신 어르신" "지혜로우신 어르신" "후손에게 꿈을 물려주시는 분"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해 주시는 분" 등과 같은 말들을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노인문제는 이제 실질적인 일자리사업으로 풀어내어야 한다. 시혜적인 노인복지서비스만으로는 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초연금만 갖고 노인복지를 이야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노인복지관이나 노인요양원 등과 같은 노인복지시설을 확장하겠다는 시책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르신이 당당하게 주체가 돼야 한다. 어르신의 역량강화와 이를 토대로 하는 창업수준의 노인일자리사업 개발 및 활성화가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런 차에 소중한 모델을 보게 된다. 화성시가 지원하고, 노인일자리전담기관 화성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노인일자리 대표사업인 '노노카페 커피앤'이다. 화성시가 장소와 운영할 수 있는 제반 지원을 감당하고, 카페의 내부 인테리어와 기타 필요한 물품 등은 기아자동차·IBK기업은행 등 민간기업이 후원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근무하시는 어르신들은 당당하게 일하며 자신있게 삶을 펼쳐 간다. 노인일자리창출을 위한 '노노카페 커피앤'은 1호점인 화성시남부노인복지관을 비롯 화성시청점·화성종합경기타운점 등 모두 20개소가 문을 열고 약 150명의 어르신들이 실버바리스타로 활동하고 있다. 지자체와 사회복지기관, 그리고 기업과 어르신이 함께 힘을 합쳐 일구어나가는 새로운 창업형 노인일자리사업이 혁신적인 성공사례로 다가와 있다. 희망은 있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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