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는 좋지만 꼼꼼히 따져봤어야

황성규

발행일 2015-01-0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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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요즘 같은 새학기철이 되면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교복 구매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치솟는 교복값에 등골이 휘는 부모들의 한숨이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교복가격 안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주관구매'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각 학교에서 업체를 선정해 교복을 일괄 구매토록 했다. 이 같은 방침이 확정된 뒤 영세업체와 교복 브랜드 대리점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한바탕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교복가격을 낮춘다는 합리적인 취지에 근거, 올해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의욕만 앞선 것인지, 좋은 취지만큼 효율적인 세부 대책이 뒤따르지 못해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예비소집을 통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인 일선 학교에선 학부모들에게 교복 단체구매 협조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이다. 현재 방침대로라면 교복물려주기나 교복장터를 통해 구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별구매를 허용치 않는다.

그렇다면 단체구매 내용을 모르고 이미 교복을 구매했거나, 특정 브랜드를 선호해 개별구매를 원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교육 당국의 대답은 '안된다'뿐이다. 100%공감대 형성이 어렵다면, 적어도 차선책 정도는 마련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학교측은 이 같은 문제로 학부모들과 연일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학교는 기존에 구매한 교복은 환불하고 무조건 단체구매에 참여하라는 입장을 밝혀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과연 전원 참여를 강요하는 것이 답일까. 사전 조사를 통해 교복 단체구매를 원하는 학생들만 참여시켰더라면 최소한 이런 혼란은 겪지 않을텐데 말이다.

입찰에서 밀려 일감이 없어진 영세업체나 대리점들이 최근 재고처리를 위해 원가수준의 가격으로 개별판매에 나서고 있는 점도 문제다. 심지어 단체구매가보다 싸게 파는 곳도 등장, 학부모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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