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업과 '2015 트렌드'

김재수

발행일 2015-01-1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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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모양 때문에 폐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떠올라
새해 농업과 식품업계에
가장 필요한건 '잘생긴것' 위주에서
탈피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2015년 을미년이 밝았다. 을미년은 양띠해고 60년만에 돌아온 '청양'의 해다. 1955년생 양띠가 올해 환갑을 맞이한다. 1955년생들은 우리나라 베이비붐 첫 세대이자 산업화를 일군 세대다. 최근 인기를 끈 영화 '국제시장'의 아버지 정도로 고생을 했다고들 한다. 그런 1955년생 양띠들이 이제 서서히 현역에서 물러나거나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60세면 적은 나이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는 여러모로 과거와는 다르다. 나이로 판단하기 어려운, 확실히 종전과 다른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해야 하는 1955년 을미년생들이다.

60대로 진입하는 이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건강과 경제다.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전망이다.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60대 이상 가구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60대 이상의 생활방식과 식품 소비경향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60대 이상의 소비패턴을 보면 선택적 소비가 낮고 필수재 소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의료비 지출이 많고, 특히 소득 대비 주거비와 식료품비 등의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 미국 식품정보 웹사이트 키친 데일리와 시카고 트리뷴, 소비자 트렌드 전문가가 2015년에 유행할 음식 트렌드 8가지를 발표했다. 아시안음식, 말차, 홉프리 비어, 발효음식, 지역생산 곡물, 못생긴 과일과 야채, 식료품 온라인쇼핑, 영양정보 애플리케이션이 선정됐다. 세계 식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시장에 대한 분석이나 우리에게도 적용이 된다. 특히 못생긴 과일과 야채가 유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이 트렌드는 작년 3월 프랑스의 유명 슈퍼마켓이 못생긴 과일과 채소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20~30%할인된 가격으로 모두 팔렸으며, 행사는 대성공을 거뒀다. 행사 이후 슈퍼마켓 방문자가 20%이상 증가됐고, 슈퍼마켓은 같은 행사를 다른 매장에도 확대 실시했다.

영국의 세계적인 유명셰프 제이미 올리버는 못생긴 채소와 과일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질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모양 때문에 수천톤의 농산물이 판매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접한 후 대형유통업체인 아스다와 전국적인 판촉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아스다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65%가 못생긴 채소와 과일 구매에 호의적이었으며 75%는 가격을 내린다면 반드시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비자는 신선한 과일·채소를 값싸게 즐길 수 있고, 생산자는 농작물을 남김없이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없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모양 때문에 폐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요리를 하거나 통조림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도 있다. 새해 우리 농업과 식품업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잘생긴 것' 위주에서 탈피하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된다.

올해도 대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힘은 틀을 깨는 창조적 발상이다. 1·2·3차 산업이 융복합하며 6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농업이야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꽃을 피울 수 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경기도와 지역주민·유관기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농업에 접목하자. '잘 생긴 사람, 잘나가는 산업'위주에서 다소 떨어져도 성공하는 시대를 만들자. 필자는 늘 "경기도 농업이 살아야 대한민국 농업이 산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농업이 변화하는 시대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길 기대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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