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선생의 풍수테마기행]양지바른 묏자리

볕만 잘 든다고 명당 아냐, 맥 이어받아야 명당

경인일보

발행일 2015-01-2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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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트막한 산 아래나 중턱의 햇볕이 잘드는 자리를 보면 흔히 "양지 바르고 산이 험하지 않아 산소 쓰기에 딱 좋겠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조상을 모실때 생전 살았던 마을을 굽어볼 수 있는 마을 뒷산 양지바른 곳을 찾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햇볕이 따뜻하게 잘 드는 곳은 맞지만, 낮은 구릉의 옆구리나 골짜기에 쓴 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은 명당이라는 단편적인 풍수사상이 빚어낸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마을 주변의 산들은 대체로 기운이 순조롭고 부드럽게 전해지기에 명당은 아니더라도 좋은 터를 찾기에 부족함이 없다. 반대로 산악이 험하고 높으면 에너지가 넘칠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큰 인물이 나기에 적합하지 않다.

높이 위로 솟은 산들은 보기에는 좋은지 모르나 땅으로 흘러야 하는 생기가 하늘로 솟고 생기가 멈춰있기 때문이다. '명산(名山)엔 명당(明堂)이 없다'는 말도 이로부터 유래한다.

마을 뒷산에 묘를 쓸 때는 양지바른 곳만 찾다가 맥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맥은 산의 에너지(생기)가 움직이는 통로이기 때문에 묘를 쓸때는 맥을 이어받을 수 있는 곳에 써야 한다.

맥을 이어받지 못하는 곳에 묘를 쓴 것을 '사맥에 썼다'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볕이 잘드는 자리라고 해도 파묘를 해 보면 묘 안에 물이 꽉차거나 냉혈인 경우가 상당수다.

맥을 아예 무시하고 쓴 묘들 중에는 골짜기에 쓴 경우도 많은데, 이런 골에 쓴 묘는 풍수적으로 가장 나쁜 경우로 꼽는다. 이는 양택(집)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골은 바람과 물의 나쁜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같은 골에 묘 또는 집을 쓰고 주변에 나무를 심어 놓은 경우도 있는데, 이처럼 풍수적으로 부족하지만 사람의 노력을 통해 이를 메워보려 하는 것을 비보(裨補)라고 한다. 이런 비보사상을 전국에 펼쳐 응용한 이가 바로 도선스님이다.

비보풍수는 땅의 기운을 인간의 삶과 조화되도록 하자는 이론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람의 노력이 만들어 내는 영향력은 불확실하지만, 자연과 조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 하다.

※출처 : 네이버 카페 조광의 자연풍수(http://cafe.naver.com/mirpoongsu), 책 '좌청룡 우백호'(조광 지음, 도서출판 아침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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