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봉사도 자라납니다

김훈동

발행일 2015-01-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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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우리주변 어려운 이웃을
한번 더 살피고 작은정성 보낼때
겨울은 더이상 춥고 외롭지 않아
'사랑으로 켜는 희망' 심정으로
올해도 적십자회비로
희망을 키워줬으면 좋겠다


연초에 K신문사를 방문하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C국장이 평기자 시절, 경기 북부수해지역 취재차 갔다가 목격한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주변 모두가 물바다라 도저히 접근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도로 역시 유실되어 도심지로 가는 길이 없어 이리저리 궁리하다 겨우 현장에 들어갔습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이재민들은 겨우 몸을 피해 있을 때였습니다. 당시 이재민들이 당한 수해가 '인재(人災)냐, 자연재해냐'로 설왕설래했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싶어도 그 누구도 응해주지 않았습니다. 표정마저 굳어 있었습니다. 당연하다 싶었습니다. C국장은 난감했다고 합니다. 그 때, 어떻게 수해로 길이 막힌 지역을 왔는지, 적십자 급식차가 수해지역에 당도했습니다. 산길을 넘고 넘어 먼 길을 돌아 왔다고 합니다. 식수도 없고 먹을 식량도 없을 때, 급식차가 이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이재민들의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뜨거운 국에 김이 나는 따뜻한 밥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C국장은 그 당시, 적십자의 가치를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실의에 잠겨있던 이재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환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C국장은 "적십자는 희망이다"라고 정의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이재민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걸 새삼 확인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로 이제껏 해마다 일정액을 적십자 회비로 납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적십자회비, 사랑을 켜면 희망이 커집니다.' 이달 말까지 적십자회비 집중모금기간에 내건 슬로건입니다. 많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큰 희망이 된다는 것을 적십자회비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어제 의정부 화재구호현장을 두 번째로 다녀왔습니다. 적십자봉사원들이 주야로 교대하며 이재민들은 물론 현장 지원인력 등에 따뜻한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탁봉사도 합니다. 겨울방학 중인 청소년적십자단원(RCY)들은 밤늦게까지 음식을 나르고 청소 등 허드렛일마저도 자원하여 봉사하고 있습니다.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이나 최경자 시의회 의장은 "적십자 봉사원이 없었으면 이 추운 겨울날 누가 급식을 하고 구호물품을 나눠줄 수 있었을까?"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며 적십자특별회비를 선뜻 내 주셨습니다.

한 주전에는 새벽 4시에 인천공항을 가서 필리핀으로 떠나는 18세대 65명을 환송하고 왔습니다. 적십자가 펼치는 취약계층 다문화가족 외가나들이 사업입니다. 지난해 말, 적십자홍보대사 최정원 뮤지컬배우가 재능기부한 '다문화 희망나눔콘서트 수익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경기도내에는 13만5천688세대의 다문화가정이 있습니다. 베트남과 중국이 57.7%를 차지하고 필리핀, 캄보디아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어려운 가정을 선정하여 가족여행을 통해 끈끈한 가족애를 느껴 올바른 정착을 돕기 위함입니다. 7박8일간 진행된 외가방문 가운데 15년 만에 방문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외가에서 부모님과 친인척과 함께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필리핀 현지 교회를 사전에 예약하였습니다. 피로연과 답례품도 준비하여 그들의 소원을 이뤄주었습니다. 함께한 이들이 대한민국적십자사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물론 동행했던 다른 가족들도 외가를 다녀와 한목소리로 고마움을 서신이나 카톡 등을 통해 표시했습니다. 경기적십자사가 2008년부터 실시한 외가방문은 일곱 차례에 걸쳐 98가구 281명이 다녀왔습니다. 추운겨울날, 두툼한 외투를 입고 따뜻한 손난로를 쥐어야만 따뜻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을 한 번 더 살피고 작은 정성을 보낼 때 겨울은 더 이상 춥고 외롭지 않은 계절이 됩니다. 나눔과 봉사도 자라납니다. 사랑으로 켜는 희망, 올 한 해도 적십자회비로 희망을 키워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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