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결승행 쐐기포'로 브라질WC 설움 날린 김영권

연합뉴스

입력 2015-01-26 2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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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두골 합작
▲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준결승 한국 대 이라크 경기. 김영권이 추가골을 넣은 뒤 선제골을 넣은 이정협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틸리케호의 중앙 수비수 김영권(25·광저우 헝다)이 27년만의 아시안컵 결승행 쐐기포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설움을 확실히 날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전반 20분 터진 이정협(상주 상무)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승리를 향한 이라크의 집념은 여전했다. 빠른 측면 공격수들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으려 했고 전반전 막판 한국은 집중력이 적잖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흔들렸다.

팬들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운 것은 김영권의 '한 방'이었다.

후반 5분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높이 뜬 공을 이정협이 가슴으로 받으며 김영권에게 내줬다. 김영권은 기습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고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불과 반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김영권은 팬들에게 '역적'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선수 가운데 한명이었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대인 방어보다 패싱력에 강점을 갖춘 김영권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중앙 수비수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 선택은 처절한 실패로 귀결됐다. 분수령이 된 알제리전(2-4 패)에서 두 선수는 빠르고 체격이 좋은 알제리 공격수들에게 속절없이 공간을 허용했다. 팬들은 이들의 조합을 '자동문'이라고 불렀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가 들어선 뒤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관측된 포지션은 당연히 중앙 수비였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김영권을 믿고 계속 기용했다.

슈틸리케 체제에서 치른 5차례 평가전에서 김영권은 3차례 풀타임을 뛰었다.

11월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김영권은 후반 30분 백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내줬다.

슈틸리케는 김영권을 향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는 결장했으나 조별리그가 시작되자 쿠웨이트, 호주전에서 거듭 재신임을 보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도 김영권은 곽태휘(알 힐랄)와 짝을 이뤄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김영권은 이날 이라크전에서도 풀타임을 뛰며 대표팀의 전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벨기에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시뻘건 눈으로 "경기장에서 후회를 많이 했다"는 말만 짧게 남기고 공동취재구역을 벗어났던 김영권은 이날 쐐기포로 대표팀에 1988년 대회 이후 27년만의 결승행 티켓을 배달했다. /시드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