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조 장벽과 기회·희망 상실

오대영

발행일 2015-01-2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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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교육·경제 격차로 좌절감 느껴
일탈행위 가능성 높은 다문화2세
관심 갖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
이들에게만 해당되는게 아니라
극단행동으로 내 몰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도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벌어진 언론사 총기 테러 사건으로 프랑스는 물론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세계가 엄중히 비판하고 나섰지만, 문제는 이런 테러사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테러사건의 범인들은 프랑스에서 태어난 무슬림 2세들이다. 프랑스 무슬림 부모들은 대부분 과거 식민지 시절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민을 왔다. 이들은 매우 어렵게 살면서도 고향보다는 생활이 나아졌기에 비교적 만족했지만, 2세는 생각이 다르다. 이미 프랑스 사회에 익숙하고, 풍족함을 느낀 2세들은 동등한 프랑스 국민으로서 주류사회에 진입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들은 반대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을 느끼고, 주류사회와 무슬림사회 간의 커다란 소득격차를 겪었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무슬림 청년들의 취업은 더욱 힘들어졌다. 무슬림 지역 실업률은 프랑스 평균의 2배 정도인 20%에 달한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의 극우세력들은 이들을 적대시하면서, 무슬림 청년들에게 종교적·인종적인 반항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그 결과 무슬림 청년들의 범죄가 급증하고, 무슬림 청년들은 급진주의에 빠지고 있다. 외부의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조직들은 이들에게 유혹의 손실을 보내고 있다. 지하드(성전) 조직에 가담한 프랑스 국민은 1천240명으로, 영국과 독일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난한 무슬림이 차별과 기회 박탈속에서 사회 뒤편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프랑스의 사회 현실"이라며 "이중 속도의 프랑스(two-speed France)'가 이번 테러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테러사건은 우리에게도 반면교사의 교훈을 준다. 우리도 이미 다문화사회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은 매년 증가해서 지난해는 전체 인구의 3.1%인 약 157만명에 달했다. 특히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혼인귀화자 9만여명, 기타 귀화자 5만5천여명에 이른다. 혼인귀화자의 상당수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여성들이다. 이들의 자녀 중 84%는 아직 초등학생 이하이지만,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은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했기 때문에 일부는 중·고교생이 됐다.

우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을 돕는 시민단체들도 많다. 그럼에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겪어야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머니는 한국어에 서툴고, 대체로 가정 경제력도 낮은 탓인지, 이들의 교육성취도는 같은 또래의 한국 학생에 비해 낮은 편이다. 부모가 이혼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한국언론의 기사나 드라마에 나타난 다문화가정의 재현방식은 이들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수용하기 보다는 우리보다 낮게 보거나, 아니면 보호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사실 다문화가정의 여성중에는 경제문제로 인해 귀화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삶이 고달파도, 어느 정도는 참고 살아갈 수 있다 해도 2세는 다르다. 이들은 한국인으로서 동등하게 대우받고 싶고, 한국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매우 냉혹하다. 이미 우리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교육격차가 커지고, 이것이 경제적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생겼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몇년 후 수많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심각한 좌절감을 느끼고 정체성 위기에 빠질 것이다. 그러면 일탈행위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더욱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비단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 구조의 장벽, 기회와 희망의 상실은 젊은이들을 극단행동으로 몰고 가기 쉽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프랑스 테러사건에서 배워야 하는 실천적 교훈이다.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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