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문화재 환수운동 앞장… 안민석 의원·김준혁 교수

광복 70주년, 문화재찾기운동 전기 마련하겠다

임열수 기자

발행일 2015-01-29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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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문정왕후어보 환수결정을 이끌어낸 안민석(새정치민주연합·오산) 국회의원과 김준혁(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가 오산 보적사에서 만나 우리 문화재 찾기 운동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란
전세계 동포 힘모아 찾겠단 발상 출발
민·관·해외 네트워크 구축 본격 활동
美 대한인국민회 보관 유물 들여올 것

■문화재로 남북교류 물꼬트자
北자원 관리 지원·남한 전시·토론회
상호 보존 협력땐 대화채널 재개가능
통일·평화위해 기본적인일 관심절실

김교수는 '나의 역사 선생님'
오산 독산성
복원 사업추진도 김교수 덕

문화재찾기 계속하기 위해
상임위 교문위로 바꿔
'진짜 멋진 의원'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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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새정치민주연합)국회의원과 김준혁(한신대 정조교양대학)교수를 만나게 한 것은 '문화재'다. 2013년 추석 연휴에 조선 문정왕후어보 반환 소식이 화제가 됐다. 문정왕후어보는 문정왕후의 아들인 명종이 왕위를 계승하고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됐을 때 만들어진 우리 문화재다.

이 어보가 미국 LA박물관에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기념품으로 챙겨 고국으로 돌아간 이후 60여년이 지나도록 우리는 그 어보를 잊고 있었다. 약탈 혹은 기증이라는 명분으로 외국에 빼앗긴 15만6천점의 다른 문화재들과 함께.

문화재제자리찾기공동대표 혜문 스님은 미국 국가기록원에서 어보 관련 서류를 발견하고, 환수운동을 벌였다. 그때 구성된 공동대표단에서 두 사람은 만났다.

김준혁 교수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안민석 의원은 정치적 교섭력을 발휘해 반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민간의 힘으로 환수결정을 이끈 세계 최초의 성과다.

그런 날들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은 이후 형님 아우가 돼서 정답게 지내고 있다.

안 의원은 김 교수를 '나의 역사 선생님'이라고 추켜세웠다.

"지역구인 오산에서 독산성 복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 김교수 덕분이에요. 10년 전 처음 국회의원이 됐을 때 독산성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때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김 교수에게 다시 듣게 됐고, 독산성이 바로 보이기 시작했죠."

김 교수는 안 의원을 '진짜 멋진 의원'이라며 '그날 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LA에서 협상을 마친 그날 저녁, 뒤풀이 자리에서 한국으로 전화를 하더니 상임위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바꾸는걸 보고 반했어요."

기재위는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차지하고 싶어하는 자리다. 안 의원도 3선에 성공했을 때 기재위 입성을 목표로 삼았다. 그 뜻을 이루었지만 1년도 안돼 스스로 그 자리를 버리고 교문위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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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하면서 내가 상임위를 옮겨야 일이 잘 되겠구나, 앞으로 문화재 찾기를 계속하려면 교문위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보같은 결정이었죠." 그의 말과 달리, 우리나라 문화재 찾기 운동의 방향도 바뀌었으니 역사적인 결정이었다.

"안 의원은 나를 역사 선생이라고 하지만, 청출어람이에요." 김 교수는 '문화재찾기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이 안 의원이라며 그 덕분에 우리 문화재찾기 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를 지구촌 곳곳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힘을 모아 찾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어느 국가든 정부가 직접 나서 문화재찾기 활동을 하기는 어려워요. 자칫 외교문제로 불거질 위험이 크기때문이죠. 민간이 하기도 쉽지 않아요. 문화재를 찾으려면 무조건 해외로 나가야 하니까 돈은 많이 드는데 문화재 하나 찾는데 수십년이 걸리기도 하니, 다음 세대, 어쩌면 그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야 하는 일이죠. 해외 동포들이 나서준다면 큰 힘이 될 겁니다. 이 조직을 구심점으로 민·관·해외동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본격적으로 문화재찾기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에요."

문정왕후 어보는 이번 설 즈음 환수절차가 마무리 돼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안 의원과 김 교수는 기쁨을 누릴 여유도 없이 해방 70주년, 한일협정 50주년이 된 올해, 문화재찾기운동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그간 두 사람은 고려시대 석탑 등 약탈 문화재를 상당수 가지고 있는 일본 오쿠라재단을 방문하고, 새로 구성된 일본 의회에서 문화재 환수문제를 협상할 파트너를 찾아다녔다. 안 의원은 최근 미국으로 가 '대한인국민회'가 보관하고 있는 독립운동관련 유물의 관리를 위해 한국으로 들여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한인국민회는 재미 한인단체 통합운동의 시발점이 된 장인환·전명운의 친일 미국인 스티븐 저격 의거에 관한 재판지원문건 등의 독립운동 유산을 보관하고 있다. 이들 유산은 다락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훼손상태가 심각해 보존처리와 관리가 시급하다.

"소중한 자료유산인데 곰팡이가 피어있어요. 이를 반드시 복원 보존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자료를 연구해서 독립운동가들의 의행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김 교수는 잃어버린 문화재를 되찾는 것과 더불어 우리 땅에 있는 문화재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문화재기반 시설이 크게 부족해요. 국립박물관도 보존시설이 안돼 있는 경우가 있죠. 이는 민족 문화유산 파괴 행위라고도 할 수 있어요. 북한에 있는 문화재도 마찬가지죠. 남북문화재 보존에 협력하고, 문화재 교류를 통해서 대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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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이 김 교수의 말을 거들었다.

"평양미술관에 있는 김홍도의 작품을 포함해 국보급 작품들이 항온항습이 안되는 공간에 보관된 경우가 많아요. 2007년에 만난 북한 사람들이 한 번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는 잘 몰랐죠.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남북교류가 끊겼지만, 광복 70주년인 올해 우리가 북한 문화재관리를 지원하고, 북한에 있는 문화재를 남한에서 전시도 하고, 남북한 전문가들이 토론회도 열 수 있도록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안 의원은 실제로 올해 북한의 문화재를 관람할 기회가 생길 것 같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그 스스로도 문화재찾기운동이 '표도 안되고 돈도 안되는' 일임을 알고 있다. 입증을 해야 환수협상이라도 하는데 자료는 없고, 충분한 자료로 입증을 하더라도 환수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 아주 많은 시간과 인내를 쏟아부어도 그 결과는 항상 달지만은 않다. 게다가 늘 묻히는 일이고 자주 잊힌다.

"문화재를 지키는 일은 의지와 상관없이, 나에게 찾아온 일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안하려고 했죠.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잖아요. 천성적으로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굳이 하려는 성향이 있어요. 김 교수 같은 역사 전문가들과 함께 국회의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선명한 야당 의원이라는 이미지때문에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분들도 지금은 많이 응원해 주십니다."

김 교수는 보다 큰 그림을 가지고 문화재 찾기 운동을 대한다.

"우리와 북한, 우리와 일본의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의미합니다. 역사를 알고, 문화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은 통일국가, 국가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 인지도 몰라요.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보다 발전된 사회를 이루려면 참여가 중요한데, 이건 평화를 가져오는 일이잖아요."

말을 마친 두 사람은 뜨거워진 가슴을 식히려는지 눈 내린 오산 보적사의 앞마당으로 내려섰다. 김 교수가 웃는 얼굴로 농을 건넸다. "형님, 은퇴하셔도 우리 계속 할거잖아요. 죽을 때까지 할 일이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안 의원이 진지하게 대답한다. "아, 그럼. 그래야지."

◈안민석 의원은 ?

■ 현직- 국회의원, (사)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 공동대표
■ 경력-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 저서- '안민석의 물향기 편지'
■ 특이사항- 3선 국회의원으로, 오산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중 하나가 변함없는 외모라는게 다수의 평이다. 예결위에 들어가 목에 힘 좀 주고 살게될 줄 알았으나, 스스로 문화재찾기 꿈나무가 되기를 택했다.

◈김준혁 교수는 ?

■ 현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 (사)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 사무총장
■ 경력- 남한산성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위원
■ 저서- '이산 정조, 꿈의도시 화성을 세우다'
■ 특이사항- 역사 선생님인 아버지를 두었다. 어린시절부터 역사를 사랑했으며 역사책을 읽으며 성장했다.
역사를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되는 것과, 정조의 정신을 가지고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일하는 것이 꿈이었고, 현재 이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

/글=민정주기자·사진=임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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