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생명보험금

김두환

발행일 2015-02-0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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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해마다 자살자 증가로
사망보험금 지급도 늘고 있어
유족 생활보장과
생명보험 보장적 기능유지
차원에서 2년 경과후 보험사는
원칙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통계청의 ‘2013년 사망원인통계’에 의하면 2013년 한해에 자살로 숨진 사람이 1만4천427명으로 2012년 대비 1.9% 증가하였고,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28.5명으로 2012년 대비 1.5% 증가하였다. OECD 국가 간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과 비교할 때 OECD 평균 12.1명에 비해, 한국은 29.1명(2012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자살로 숨지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사의 자살보험금 지급액도 지난 2006년 562억원, 2008년 916억원, 2010년 1천563억원, 2012년 1천733억원 등으로 급증추세다.

보험이란 ‘우연한 사고에 대비하여 같은 위험에 처하여 있는 자들이 법적 위험공동체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기술적 제도’이다. 우리나라 상법 제659조에는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법 제732조의 2에서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생명보험의 면책 요건을 고의에 의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생명보험표준약관’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그 자살이 ‘보험계약의 보장개시일부터 2년이 지난 후에 자살한 경우에는 재해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해보험에서는 자살에 대해 이러한 예외조항이 없다. 따라서 자살한 경우에는 상법에 의해 고의로 발생한 보험사고이어서 생명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야 하지만 생명보험표준약관에 의해 보험에 가입한지 2년 뒤에 자살한 경우에는 생명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생명보험표준 약관상 2년 후 자살에 대해 생명보험사가 책임을 지는 이유로는 첫째로 자살에 대해 2년 정도의 면책기간을 두는 경우 생명보험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것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 둘째로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을 2년 동안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로 자살을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자살자 유가족의 생활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자살을 돕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보험사의 자살보험금 지급 면책기간을 2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생명보험 가입자의 자살률이 면책기간(가입 후 2년) 이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자살 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해 사실상 자살을 방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책기간은 2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며 그 이상의 면책기간 설정은 의문이라고 생각된다. 만일 면책기간을 3년이나 5년으로 한다면 유족의 생활 보장과 생명보험의 보장적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면책기간을 단기간인 1년으로 단축한다면 부정하게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자살자의 추세는 앞으로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나 생활문제로 자살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지급되는 보험사의 사망보험금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의 경우 유족의 생활 보장, 생명보험의 보장적 기능 유지 차원에서 2년 경과 후 자살에 대해서 생명보험사는 원칙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한 처음부터 보험금을 취득하기 위해 자살할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거나 비록 면책기간경과 후라도 오로지 보험금을 노려 자살한 경우에는 면책기간 2년이 지난 경우라 하더라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면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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