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역량 강화와 결집 필요하다

이준우

발행일 2015-02-03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40143_501455_1954
▲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시너지효과 내기 위해선
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사회복지 현장에
적극 유입할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연말정산 파동을 지켜보면서 정부의 정책과 제도 운용의 철학적 빈곤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 어떻게 이토록 손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결정하여 집행하는 기본조차 무시된 듯한 느낌이다.

특히 수많은 정부 정책들 가운데서 가장 민감하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영역이 국민의 생존과 복지에 관련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복지정책은 아직도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고착되어 있어 보인다. 무상보육의 예만 보아도 그렇다. 문제가 터져 여론몰이에 따라 정책의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지는 전근대적인 모습이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깊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일이다. 국민의 복지를 공급자인 정부와 지자체 즉, ‘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복지정책을 지역사회의 욕구에 부응하도록 ‘민’과 ‘관’이 협력하여 수행하게끔 한 획기적인 제도도 있다. 바로 ‘지역사회복지계획’이다. 지역사회복지계획은 지난 2003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통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는 이에 근거하여 ‘제1기(2007~2010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시행하였고, 제2기(2011~2014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실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 제3기(2015~2018년) 지역사회복지계획이 수립되었다.

이러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 배경은 지난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지방분권정책에 의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 이양과 그에 따른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 및 민간부문의 복지 참여 확대를 통해 복지 자원을 체계적이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하여 지역 실정에 맞는 복지정책수립을 통해 지역의 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역복지 역량을 강화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이 의무화된 것이다.

하지만 지역사회복지계획도 형식은 ‘민’과 ‘관’이 협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관’이 주도하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질적인 지역사회복지 사업의 예산이 대부분 ‘관’으로부터 나오는 실정에서 실제 지역사회복지계획의 수립과 실행에서 ‘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또한 ‘관’ 친화적일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민의 역량을 키우고 결집시키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효한 정책과 계획이 개발되고 수립되어도 집행 과정에서 이를 전달하고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의 민간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민관 협력은 불가능하다. 민간의 힘을 끌어내어서 그 힘을 지역사회복지에 쏟게끔 하는 일은 지역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드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에서 사고 발생 19일 만에 용의자가 자수하게 된 가장 큰 요인도 네티즌을 비롯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에 기인하였다.

그러므로 민간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결집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일이야말로 공급자 중심의 복지에서 서비스 이용자의 권리에 기반을 두는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 시금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지역사회복지 현장에 적극적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청년층을 주 대상으로 낙후된 지역에 일정기간 거주하게 하면서 교육과 생활 인프라, 문화환경 등을 조성하는 지역사회복지실천을 계획해 보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대학 장학금을 지급하고, 거주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최소 수준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청년 실업의 문제도 일정 부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청년층이 지역사회복지 일선에서 일정기간 경험하는 일이 향후 자신의 진로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제 지역사회복지는 민간의 역량을 최대화하여 ‘민과 관’이 진정으로 함께 이루어가야 한다. 종전의 정책 집행 방식이 정부 및 지자체의 ‘일방적 결정과 공표’, 만약 ‘반발’이 있으면 ‘방어적 대응’을 하는 데에서 벗어나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협상-보상’의 접근이 되어야 한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