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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콜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 균처럼
삶을 거미잡는 죽음처럼. 최승자(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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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우리는 갈라진 공간, 상처 난 곳에서 태어난 존재다. 때문에 상처 속에서 홀로서야 하는 숙명이 아닐까? 슬픔이 머무는 이곳은 첫사랑, 첫키스, 첫이별 등 ‘처음’으로부터 멀리 와 있다. 이제 처음은 훼손된 곳이지만 본질적으로 우리가 왔던 장소다. 그래서 흐르는 물처럼 처음에 가려고 한다. 거기에 가기 위하여 물에 풀리는 알코올처럼, 알코올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변화를 가진다. 즉 풀리고, 엉키고, 달라붙고 등 확장은유를 통해 왔던 곳으로 순환된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 균처럼” “삶을 거미잡는 죽음처럼” 광기로 일어서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그것은 철저하게 아파왔기 때문에 치열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시인만의 방식이다.

/권성훈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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