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가정의 버팀목 ‘희망풍차’

김훈동

발행일 2015-02-2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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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갑자기 생계유지
어렵게 된 이웃들이
적십자와 함께
꿈과 희망 품을 수 있도록
올해도 노란색 지로용지에
나눔을 실천해 주세요


“진정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떻게 베풀 수 있는지 터득한 사람뿐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한 말입니다. 도움을 주더라도 상대의 마음에 불편을 주는 도움은 상대를 위한 도움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한 나를 위한 도움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한 달간 도내 시군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적십자회비 집중모금을 위해서였습니다. 그간 남경필 도지사를 비롯하여 강득구 도 의장, 시장, 군수, 시·군 의장이 특별회비를 내주어 모금행렬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어느 기초단체장은 더 많이 조성해 적십자가 벌이는 재난구호 등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을 도와주겠노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배석한 지역의 적십자봉사원들이 용기를 얻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을 겪습니다. 야심차게 하던 사업이 망할 수도 있고 열심히 하던 일이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화마로 집과 모든 재산을 잃고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실의에 빠진 파주 저소득가정에 1천만원을 긴급 지원하여 모녀에게 희망의 둥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물론 각계가 함께 팔 걷고 나섰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또한 보증금도 소진되고 월세가 체납되어 쫓겨난 평택 저소득가족에 1천만원을 지원하여 여섯 식구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 주기도 했습니다.

적십자는 재난구호, 사회봉사, 국제협력, 보건 및 안전, 청소년적십자 활동, 남북교류, 혈액 사업 등을 수행하면서 위기가정 돌봄 사업을 ‘희망풍차’라는 이름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본인이나 생계를 같이하고 있는 가구 구성원이 여러 가지 사유로 생계유지가 어려울 때 긴급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주 소득자가 사망, 가출, 행방불명, 구금시설에 수용되는 등으로 다른 소득원이 없을 때,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으로 의료비를 감당하기 곤란한 경우, 화재나 산사태, 풍수해 등의 재난이나 임차료 연체 등의 사유로 주거가 어려운 경우에 지원합니다. 물론 엄격한 기준이 있어 솔루션위원회에서 적합 여부를 결정하여 긴급 지원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전에 지자체와 연계하여 생활실태도 면밀히 조사합니다. 지난 한해, 도내 긴급지원이 필요한 위기가정 269가구 627명에게 7억1천여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수혜자 대부분은 기초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아직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입니다.

한 국가가 못하는 것을 유엔이 하고, 유엔이 못하는 것은 적십자가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법규와 제도에 걸려 위기를 맞고 있는 가정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습니다. 소위 말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입니다. 긴급재난구호기관으로 적십자가 나선 프로그램이 바로 위기가정지원입니다. 나눔이란 특별한 날, 대단한 사람들만 큰맘 먹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는 것처럼 누구나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실천하는 나눔, 그 속에서 느끼는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입니다.

설 연휴에 돌아본 농촌저수지에는 물이 가득히 담겨 있었습니다. 겨우내 큰 눈과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적십자회비 모금은 큰 저수지에 물을 담아두는 것과 같습니다. 갈수기에 물을 대주어야 농사를 제대로 짓듯이 예기치 못한 각종 재난구호를 위해 모아두는 것입니다. 갑자기 생계유지가 어렵게 된 이웃들이 적십자와 함께 다시 꿈과 희망을 품게 만드는 재원입니다. 사랑으로 불을 밝히면 희망도 커집니다. 모두의 정성이 모여 적십자라는 저수지에 모금이 가득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절대적인 헌신과 봉사를 펼쳐온 세계제일의 인도주의단체인 적십자가 올 한해도 위기가정에 희망을 그리게 노란색 지로용지에 나눔을 실천해 주기 바랍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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