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라는 현실

김창수

발행일 2015-03-0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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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객원논설위원·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가족보다 스마트폰·사이버공간에 의존하는 현실
윤리적 삶 실천 않을땐 도전의 희생물 될 가능성 커
‘미래 시나리오 맞대응’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월22일에 올해 첫 황사주의보가 발령되었고, 이튿날 서울과 경기도·인천시에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하늘을 덮은 흙먼지로 야외활동이 거의 어려운 수준이었다. 일주일만인 3월2일, 중국 내륙에도 강력한 황사경보가 내려졌다. 연이은 황사경보는 과학영화 ‘인터스텔라’에 묘사된 지구상황을 보는 듯해서 더 우울하다. 영화 속의 지구는 먼지폭풍이 수시로 불어와 옥수수 재배만 가능한 상태로 묘사되었다. 실내의 그릇도 먼지 때문에 뒤집어 두어야 할 정도의 절망적 일상을 보내야 하는 지구인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우주로의 탈출이다. 최근의 미래 보고서에 나타나는 상황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미래예측 가운데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가장 우려스럽다. 2009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지만 탄소배출량 제도는 계획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 25년 이후인 2041년 께 지구 평균기온은 2℃ 상승 한계선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건조지대가 확장되고 사막화된 토양이 늘어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미세먼지 폭풍은 도시를 주기적으로 강타한다. 극지방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면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해변 주거지는 사라지게 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밝힌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께 우리나라 국토의 4.1%(4천149.3㎢)가 바다에 잠길 수 있다고 한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전남 34.6%, 충남 20.5%, 전북 14.8%, 인천 11.3%, 경기 7.3%에 해당한다. 지자체 면적 대비 범람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으로, 도시 전체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45.5%가 바다에 잠기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도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다. 정보학자들은 지난해에 일어난 일 중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러시아에서 개발한 ‘유진’이라는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사건’이 있었다. 튜링테스트는 영국 천재적 수학자였던 앨런 튜링이 컴퓨터의 능력을 감별하기 위해 고안한 프로그램이다. 튜링테스트가 고안된 지 65년만의 일이다. 정보학자들 사이에서는 ‘유진’이 실제로 우리가 기대하는 인공지능에는 미달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인공지능의 능력은 급속하게 확장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2045년이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컴퓨터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이전에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고 택시와 화물자동차, 대리운전 기사의 일자리를 없앨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 대학이 2013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 중 절반가량이 ‘로봇’ 또는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의료기술과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2045년께 인간의 평균수명은 130세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된다. 유전자의 비밀이 해독되고 줄기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재생 기술로 육체의 ‘불로장생’이 실현되는 것이다. 죽음에서 멀어진 인간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사랑, 가족, 직업, 종교의 의미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게 될 것이며 엄청난 변화를 수반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미래의 도전이 50년이나 100년 후의 문제가 아니라 당면하고 있는 절박한 현실이자 현안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황사바람 속에서, 이웃이나 가족보다 스마트폰과 사이버 공간의 네트워크에 더 의존하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초고령사회도 이미 도래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국가나 도시, 개인들의 대처는 미온적이고 더디다. 인공지능보다 윤리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기획하고 실천하지 않을 때 우리는 미래라는 도전의 희생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눈앞에서 현현하고 있는 미래의 도전 ‘시나리오’들을 성찰하고 효과적 ‘프로젝트’로 응전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 것이다.

/김창수 객원논설위원·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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