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최순자 인하대학교 사상 첫 여성 총장

“교수들 지자체 경영자문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

이영재 ·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5-03-1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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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봉합과 지역사회 기여 방안은?
재단·교수사회 중간다리 역할이 중요
변화를 위해 구성원들 자신감 가져야
10개 구·군청에 ‘경영컨설팅단’ 파견

■각종 사업해법과 향후 운영방향은?
송도캠 보류하고 구도심 살리기 앞장
해외진출 보다 교육의 질 향상이 우선
잘 가르치고 더 많이 연구하는 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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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인하대학교 신임 총장은 말 그대로 의욕이 넘쳐 보였다. 전임 총장의 사퇴 이후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최 총장은 인하대를 위기에서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다.

지난 5일 인하대총장실에서 만난 최 총장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총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과 모교 인하대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가 과감한 개혁 드라이브를 시도할 수 있는 것도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다.

- 인하대 역사상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했다. 소감은.

인간승리라고 생각한다. 인하대에서 28년 재직하는 동안 ‘아웃사이더’였고, 학교 행정경험이 없는 것이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소신껏 정직하게 임무를 충실히 해왔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 출신이 총장이 되다 보니 인천의 어른들께서 전화를 주셔서 ‘인천의 자존심을 찾은 것 같다’고 축하해 주셨다. ‘똑순이가 똑똑하게 해냈구나’라고 격려해 주신 분도 계셨다.

전임 총장 사퇴 등으로 불거진 학교 구성원간 갈등 봉합 방안은.

저는 일단 문제가 생기면 ‘내가 잘했나’라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관점에서 생각하는데, 대부분 일이 잘 안되면 타인의 잘못을 먼저 얘기한다. 그동안 왜 재단과 교수사회가 소통이 안될까 생각해 봤다. 이유는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단은 ‘기업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고 수직적인 조직의 모습이 있는 반면, 교수들은 수평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총장이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남 탓만 하고 오해를 했던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고 본다. 양쪽의 갈등을 푸는 것이 내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 과감한 개혁을 강조하면서 뒤따라 오는 교수와 교직원들이 지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구성원 모두가 인하대가 위기라고 하면서 그 처방으로 진행하는 개혁을 우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구성원이 찬성하고 동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수와 직원 모두 총장의 개혁 드라이브에 동참하는 눈빛이다.

물론 구성원들이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상실된 것은 사실이다. 냉소주의와 패배의식에 젖어 학교를 싫어하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리더는 어려울 때 결정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는 의사결정이 상향식으로 잘 올라가지만, 어느 누구도 결정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럴 때 결단력을 발휘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겠다. 이미 우리 구성원들은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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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시장 인수위원장을 지내면서 현 시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기여했다. 인천의 대표 대학으로서 인하대가 인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총장에 지원하면서 진단한 인하대의 위기 중 하나가 지역사회 기여 부족이었다. 저는 ‘동질성 결여’라는 단어를 썼는데, 인천에 살고 있는 교수 비중도 적고, 인천에 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울에서 뭘 할까’만 생각했지 인천지역에서 무엇을 해야겠다는 고민이 부족했다.

예를 들면 교수들이 서울 중앙정부에서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달라고 하면 흔쾌히 수락하면서도 인천시나 구청에서 요청하면 수락을 잘 안 한다는 불평을 들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구상한 방안은 인천지역 10개 군·구청에 ‘경영컨설팅단’을 파견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전문가 집단이기 때문에 각 구청 실정에 맞는 경영자문을 함으로써 지역과 밀착할 수 있다.

중구는 관광, 남동구는 어린이보육, 남구는 도시계획 등 인천지역 모든 구·군의 관심 있는 분야 가운데 공무원 역량으로 힘든 부분을 교수들이 지원해 주도록 할 것이다.

- 송도캠퍼스 사업 방향에 대해 지역사회 관심이 크다.

송도캠퍼스는 무산이 아니라 ‘딜레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 땅값으로 650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현재 인하대가 어렵고 재단과 모기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땅값을 지불하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학교 부지는 올해 매립이 끝나면 안정화 작업을 먼저 해야 하고, 인프라도 없다.

최소한 10년은 기다려야 학교가 들어갈 수 있다. 인천시와 교섭해 땅값 지불을 연기하고, 송도캠퍼스 플랜을 수정할 계획이다. 다른 현실적 대안이 있다. 인하대를 중심으로 인천 남구 구도심을 살리는 프로젝트다.

남구 SK스카이뷰 아파트와 인하대학교 사이에 수인선 인하대역이 생기면, 땅값 낼 돈으로 새로 건물을 지어서 정석학술정보관과 지하로 잇고 대학생, 젊은이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인하대가 남구에 남아서 이 지역을 살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해 10월 개교한 타슈켄트 인하대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해결책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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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출을 표방했지만, 솔직히 말해 타슈켄트 인하대는 경영의 미스라고 판단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안정화되어 있지 않다. 앞서 총장이 타슈켄트에 빨리 진출해야 겠다는 의욕에 불타서 계약할 때 계약금을 받지 않고 캠퍼스 설립을 먼저 추진했다.

인력이 현지로 파견되고 한 학기가 지났는데,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1년에 40억원을 받아야 한다. 파견교수의 분석과 현지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글로벌 캠퍼스 사업은 무조건적인 해외 진출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교육의 질 향상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 학교평가 8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실천 방안은.

꼭 평가를 잘 받기 위한 각종 지표 향상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사회에서 원하는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통념이다. 그렇다면 수요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된다.

우선 교육의 질을 바꿔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의 평가가 중요하다. 2013년도 학생들의 학교 평가를 봤는데,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장학금이 부족하다 싶으면 재단 외에 동문들의 도움을 받아 장학재단을 설립할 수도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동문 총장이 오더니 좋아졌다, 행복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많아지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3가지 슬로건을 내세웠다. 공부를 잘 가르치는 인하대, 연구를 더 많이 하는 인하대,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는 인하대다.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교수들은 더 열심히 연구를 하고, 인천의 대표 대학으로서 지역 사회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마지막으로 인하인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우리가 인하대를 나왔지만, 과연 인하대를 사랑하는가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 핑계 대지 말고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생각해 보고 반성해 보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맞아 내가 사랑하고 있지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인하대를 바꿀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끊임 없이 변화해야 한다. 나는 변화를 아주 즐겨 하는 사람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함께 동행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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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인하대 총장은?

▲ 1952년 12월 24일 출생
▲ 1971년 인일여고 졸업
▲ 1975년 인하대 화학공학과 졸업
▲ 1982·1985년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원 고분자물리 석·박사
▲ 1987~ 2015년 2월 인하대 화학공학과 교수
▲ 2003년 9월 ~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WISET 인천지역사업단 단장
▲ 2004년 3월 ~ 2008년 2월 (사)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1, 2대 회장
▲ 2011년 1~ 12월 (사)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 2014년 유정복 시장 당선인 희망인천준비단장
▲ 2015년 2월~ 인하대 총장

/대담=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 · 정리=김민재기자 · 사진=임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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