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과 소비자 심리

김순홍

발행일 2015-04-0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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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유통업체는 개인에게만
일확천금 요행 주는것 보다
모두에게 혜택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 프로그램으로
기업이미지 제고 시키고
브랜드 알리는 판촉전략 필요


요즈음 봄을 맞이하여 백화점을 비롯한 각 유통업체에서 경품 이벤트와 세일을 하고 있다. 경기 불황일수록 경품 이벤트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가 커 고객 집객효과가 더 커지게 된다. 한 백화점의 경우 여름 세일을 맞아 응모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0억원을 증정하는 역대 최대 경품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액이나 증정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응모하는 고객 수에 따라 경품 금액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고객이 한 번 응모할 때마다 1천원씩이 적립돼 1등 당첨자 1명은 최대 10억원을 받게 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들은 경품의 환상에 빠지게 된다.

과소비를 우려해 90년대까지 경품은 상품 구입액의 10%를 넘지 못하게 규정이 엄격했으나, 2000년대 이후 이러한 경품 제도도 많이 완화돼, 구매 제한 없이 응모로만 했을 때는 경품 액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 이후로 물건을 사지 않고 백화점에 와서 응모만 해도 되는 이 이벤트들이 성행하고 있다.

프로스펙트 이론에서 확률이 낮은 것은 과대평가하고 확률이 높은 것은 과소평가하는 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성향으로,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복권을 구입하거나 경품 이벤트에 응모하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경품은 소비 심리를 자극하여 소매업의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도 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경품이나 이벤트 등으로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판촉비용 역시 고객들의 매출액에서 기업이 산정하는 것이다. 또한 경품에 당첨되지 못한 고객들의 상대적 박탈감, 할인 이벤트로 인한 충동구매등 과소비 현상과 사치 조장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경품 응모를 이용해서 한 대형마트 직원이 경품 응모에 1·2등을 조작하고, 경품행사로 얻은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사례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월 발간한 ‘2015년 유통산업백서’ 자료를 보면 지난 해 전통적 유통 강자 대형마트(-3.4%), 백화점(-1.6%), 슈퍼마켓(0.8%) 등은 매출이 줄거나 성장률이 부진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통적 소매 유통업의 경우 이처럼 이벤트를 하고 세일을 꾸준히 해도 구조적인 혁신이 없는 한 연간 매출이 크게 증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기 심리도 아직 크게 나아지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3월 업황 BSI는 77로 전월대비 3p 상승하였으나, 4월 업황 전망 BSI는 80으로 전월대비 2p 하락하였으며, 비제조업의 3월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대비 2p 상승하였으나, 4월 업황 전망 BSI는 74로 전월과 동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8로 전월대비 2p 하락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매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이벤트나 세일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고객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우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자주 오는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할인과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는 꾸준한 이벤트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유통업체마다 각 지역 특색에 맞게 인문학 교양강좌, 음악회, 공연, 전시회 등을 무료로 운용하는 등 유통업체 주변 주민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하여야 한다.

특정 개인에게만 일확천금의 요행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 지역 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이벤트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판촉 전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고객을 평생 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이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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