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70 로체원정대] 철없는 등반, 에베레스트 노여움

초보자 훈련 제대로 안된채 나서
안전 등한시한 상업원정대 성행
“최소한 산악기술 준비는 필요”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5-04-23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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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 위에 설치되어 있는 에베레스트·로체 베이스캠프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등정을 위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찾고 있다.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정상 등정을 위한 산악 기술을 익히지 않은 초보자들도 있어 고산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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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많이 낮아졌네요.”

경인일보 창간 70주년 기념 ‘2015 한국 로체 원정대’의 행정과 등반대장을 맡고 있는 이정현 대원의 말이다.

이 대원이 이렇게 말한 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베이스캠프를 찾고 있지만, 실제 등정을 위한 산악 기술을 제대로 연마한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1일(현지시간)에는 수십 명의 사람이 베이스캠프 외곽에서 밧줄을 설치하고 빙벽 구간을 오르는 훈련, 사다리를 이용해 크레바스와 아이스폴 구간을 이동하는 훈련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훈련을 받는 사람들 대부분은 네팔 현지 여행사의 에베레스트 등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전문 산악인들이다.

네팔 현지에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히말라야 8천m급 고봉 14좌의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업원정대가 성행하고 있다. 상업원정대를 운영하는 현지 대행사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히말라야 8천m급 고봉을 오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모집해 고산적응과 필요한 산악 기술을 등반하며 지도한다.

이렇다 보니 고산에 적응하지 못한 비전문인들의 사고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 히말라야 관광이 국가의 주 수입원인 네팔 정부도 이런 상업원정대의 폐단을 알고 있지만 막지 않고 있다.

상업원정대가 폐단만 있는 건 아니다.

히말라야 고봉을 오르기 위해 네팔로 향하는 산악인들이 상업원정대를 이용할 경우 자국에서부터 식량과 장비 등 각종 물자를 항공으로 운송하지 않고 현지 대행사가 모든 물자를 준비해 주기 때문에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지 대행사가 안전은 등한시 한 채 수익에만 급급해 산악 기술을 익히지 않은 비전문 산악인들을 무작위로 모집해 고산 등반에 나서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 대원은 “3극점 중 에베레스트가 가장 늦게 인간의 발걸음을 허락한 건 그만큼 위험이 많이 도사리기 때문”이라며 “에베레스트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이 되어 버렸지만, 고산이기 때문에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고의 위험성이 사라진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홍빈 로체 원정대장도 “빙벽 구간서 아이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모르고 베이스캠프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건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할 최소한의 준비도 안된 것”이라며 “산의 높고 낮고를 떠나 산에 오르기 위해선 최소한 산을 오를 수 있는 기술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비지원 : 트렉스타, 쿠베, 몽벨.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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