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든 슬기의 꿈

송진구

발행일 2015-05-0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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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좌절과 절망을 뚫고
성취 경험했기 때문에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간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절실하게 깨달아

제가 운영하는 멘토링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는데, 학생이나 기업 2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꿈과 미션을 만들고 수행하는 방법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선 꿈을 어떻게 찾고 설정할 것인지를 지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시기별로 나누고, 사진과 글로 만들어서 방에 붙여 매일 보도록 지도합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꿈들이 하나씩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신기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멘티들을 지도하면서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도 느끼고, 때로는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최근 사례를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3년 전에 지인으로부터 안양의 명가원 대표의 딸 표슬기를 멘토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었습니다. 슬기는 초·중학교 5년 동안 뉴질랜드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고교 입학을 위해 입국하면서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랍니다.

“엄마, 대학에 왜 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꼭 대학을 가야 하나요?” 엄마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줄 알았답니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로 키워서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려고 5년 동안 유학을 보냈더니 돌아오자마자 대학 안 간다는 선전포고를 하니 그럴 법도 했을 것입니다. 표슬기는 일반고에 진학하지 않고 경남에 있는 대안학교를 선택합니다. 학교생활은 대만족이었다고 합니다.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사람도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주로 하면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그 환경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저와 만났습니다. 고등학생치고는 매우 묵직한 중심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는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3시간 동안 멘토링을 하는데 자신이 갖고 있는 구체적인 꿈도 없고, 꿈이 없으니 당연히 미션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고등학생으로서는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을 토론하고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보물지도를 만들어서 벽에 붙이고 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내라는 숙제를 주고 강의가 끝났습니다. 보물지도를 제출하는 시간은 일주일로 대부분 임박해서 제출하는데, 슬기는 그날 밤에 만들어서 보냈습니다. 다음날 슬기 어머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교수님, 슬기가 이상해 진 것 같아요. 눈빛도 달라졌고요, 방학 때나 집에 오던 아이가 앞으로 주말마다 올라올 테니 영어와 수학 선생님께 지도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네요.”

슬기는 그 해 대학시험에서 떨어졌습니다. 낙심한 슬기와 통화를 했습니다. “슬기양, 고생했지만 1년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붙어봐.”

얼마 전 미국에 가있는 슬기와 통화를 하다 기적 같은 소식을 듣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다음은 표슬기가 합격한 대학들입니다.

미시건 주립대(장학금 $20,000), 펜실베니아대, 보스턴대, 퍼듀대, 메사추세츠 주립대(장학금 $40,000), 홍콩폴리텍대, 뉴저지주립대학 러트거스캠퍼스, 아이오와주립대(장학금 $24,000), 존슨앤웨일즈대(장학금 $14,000), 드렉셀대(장학금 $40,000).

표슬기는 하루에 4시간 자는 강행군으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을 무려 열군데나 합격한 것입니다. 3년 전에 슬기가 만들어서 보낸 보물지도를 다시 보니 이런 글귀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오뚝이가 될 거야. 아무리 많이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그런 사람. 포기하지 말자!’

슬기와 슬기 어머님이 같은 말을 합니다. “교수님,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서 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의 이정표와 같았어요. 감사합니다.”

원대한 성취로 충만할 슬기의 미래를 믿습니다. 좌절과 절망을 뚫고 성취를 경험하는 데까지 가보았기 때문에, 앞으로 슬기가 이루지 못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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