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의 정치 전략적 막말과 공갈치기

홍문기

발행일 2015-05-1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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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야당 정청래 의원의
반복적인 막말은
정치적 목적 달성 위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위이지
말 실수가 전혀 아니다

어버이날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의 제정 취지는 웃어른에 대한 공경(恭敬)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공(恭)은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 몸을 낮추는 것이고 경(敬)은 다른 사람의 지혜와 덕을 추앙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경은 타인을 높이 받들고 존경하면서 스스로 낮추고 겸손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번 어버이날 공경은 정치권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이번 어버이날 야당에서는 공경 대신 막말과 공갈치기가 행해졌다. 야당의 정청래 의원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13살이 많은 주승용 의원에게 “최고위원직 사퇴도 안 하면서 공갈친다”고 말했다. 공갈(恐喝)은 거짓말로 공포를 느끼도록 윽박지르며 을러대는 것으로 재산상의 불법적인 이익을 얻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협박하는 행위를 뜻한다. 따라서 정청래 의원의 말은 “당신이 최고위원 사퇴라는 거짓말로 협박하는데, 그 목적이 재산상의 불법적 이득을 위한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거의 모든 언론은 공갈 발언의 당사자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거나 속된 상소리 즉 “막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말 대선 패배 후 야당이 발간한 회고록에서 문재인 대표는 야권 진영의 “근본주의”와 관련해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언급하며 이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이 “싸가지 없는 진보”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지속적인 막말로 실행해 왔다. 정 최고위원은 2012년 새해 명박박명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 빨리 죽으라고 막말했고, 2013년에는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 ‘바뀐 애는 방 빼, 바꾼 애들은 감빵으로’라는 표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바뀐 애’로 비하해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2월 갓 취임한 문 대표가 국민통합 행보의 하나로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정 최고위원은 ‘유대인의 히틀러 묘소 참배’에 빗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식회의 석상에서 공갈 운운하며 인격모독적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여러 언론은 정청래 의원의 양식과 품위를 논하고 있다. 특히 취재기자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공당의 지도부로서 한 “공갈치기” 발언은 말실수로 간주되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막말 메시지는 세 가지 목적을 위해 고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 막말 메시지는 우선 정파/계파 내 자신의 역할을 부각한다. 이는 정차/계파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향후 계파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정파/계파 내 리더십 상실 현상이 나타날 때 막말 메시지는 선명성 경쟁을 촉발해 계파를 결집하고 구성원의 단합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표 사퇴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막말은 정파/계파내 선명성 경쟁을 통한 정치적 단합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막말 메시지는 언론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정치인이 그토록 갈구하는 유명세를 순식간에 얻을 좋은 기회다. 비록 그것이 부정적인 (Notorious) 이미지를 형성하더라도 인지도 향상에는 도움을 준다고 정청래 의원은 믿는 것 같다. 이러한 정치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전략 차원에서 볼 때 정청래 의원의 반복적 막말 행위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위이지 말실수가 전혀 아니다.

막말로 국회의원의 품격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마포을) 민도(民度)를 확인하게 한다. 이는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 “다케시마”라고 우기며 막말할 때 세계인들이 일본의 국격을 의심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혹자는 야당의 막말 논란이 야당 내 차기 공천권 다툼과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해당 지역민은 다음 총선 공천과 선거에서 막말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어떻게 평가할까? 정말 궁금해진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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