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노예가 되어가는 인간

오대영

발행일 2015-05-1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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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사람 만남과 대화 단절시키는
스마트폰 중독 폐해 심각
꼭 필요한 문명이지만
잠시나마 인간사회 느낄수 있게
가정에 ‘수거 바구니’ 비치
‘탈 스마트폰 시간’ 만들어 보자


스마트폰은 인간의 생활에 대혁명을 가져왔다. 스마트폰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여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기능을 제공한다. 인간은 작은 기계를 통해 세계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은 물론 정보 검색, 게임, 사진과 동영상 촬영, 건강 체크, 금융거래 등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만물상자다.

그러나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편리함 때문에 인간은 점차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간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디지털 치매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먹통 인생’이 되어 불안해한다. 지하철 문화도 스마트폰에 점령당했다. 지하철 안은 스마트폰에 몰입된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심지어 러시아워의 만원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복잡한 계단을 다니면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안전 문제가 걱정되기도 한다. 스마트폰 중독자도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2014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10∼19세 청소년 가운데 3명이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해있었다. 실상은 더할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의 폐해 중 하나는 구속과 단절이다. 스마트폰에 사로잡히면 인간이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고, 사람과의 인간적인 만남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뺏기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온라인 세계는 확장되었지만, 오프라인의 세계는 매우 좁아 들고 있다. 가정에서도 대화 단절의 주범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이런 폐해는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2년 전 이스라엘에서 만난 유대인 교수들도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금요일 안식일 저녁에 모든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밤늦게까지 같이 지내는 전통을 갖고 있다. 이날은 모든 가족이 스마트폰을 집에서 준비한 ‘스마트폰 바구니’에 보관한 뒤 잊고 지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해외로 자원봉사활동을 갈 기회가 있는데, 그때는 학생들로부터 스마트폰을 수거한다. 목적은 ‘통신료 폭탄’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다른 효과가 더 크다. 학생들이 대화를 많이 하고 친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흥이 생긴다. 당연히 봉사활동의 효과도 높아진다. 어쩌다 스마트폰을 돌려주면 모두가 각자의 세계로 빠져들고, 개인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져 지도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교수들도 정부기관 등의 외부 심사를 위해 인터넷 사용이 금지된 장소에서 장기 합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 때 주관기관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부터 가져간다. 하루 이틀은 정보 단절에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끼지만, 사흘째부터는 마음의 평온함을 느낀다. 그리고 모처럼 자신만의 생활,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게 된다.

인터넷 중독자였던 독일 기자가 6개월간 인터넷 사용을 중단하고 체험한 이야기를 쓴 책이 있다. 결론은 인간 생활로의 복귀였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온다. 지난달 청주의 미술인들이 디지털 사회로부터의 자유를 주제로 한 ‘로그 아웃’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파주시 중앙도서관은 최근 경의선 열차 안에서 고등학생들과 ‘희망독서 열차’ 독서캠페인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대신 책을 보는 학생들로부터 따뜻한 인간사회를 느꼈다는 반응이었다. 스마트폰 시대에 스마트폰이 없이 살 수는 없다. 그럴수록 잠시나마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지는 ‘탈 디지털 문화’가 더욱 필요해진다. 우선 우리 가정부터 ‘스마트폰 바구니’를 만들고, ‘로그 아웃 시간’을 정해보자.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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