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과 경기도 먹을거리

김재수

발행일 2015-05-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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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중국관광객 급증
한국드라마에 등장하는
치킨·떡볶이 등 큰 인기
여기에 스토리를 입혀
음식문화로 활용하면
해외시장 경쟁력 키울 수 있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부부·어린이 등 가정과 관련된 각종 행사가 집중되는 시기다. 외식도 늘고 여름휴가 못지않게 여행객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봄 관광주간’을 정해 봄 여행 활성화에 나서기도 했다.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도시를 떠나 농촌·산촌·어촌으로 향하거나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여행의 목적과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먹고 보고 즐기는’ 것이 핵심이다. 무작정 흥청망청 놀자는 것이 아니다. 먹을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통해 문화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먹을거리 추억, 즉 식문화 관광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식도락 여행’이 있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음식여행은 매우 광범위하다. 음식 자체는 물론이고 농산물 생산지역 관광, 조리, 가공, 식기, 식사예절 등 음식 관련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포함된다. 음식관광의 핵심은 먹을거리를 통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 즉 ‘스토리텔링’이다. 음식을 통해 감동적인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음식여행의 참다운 멋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은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생활이야기부터, 역사와 문화, 주변의 크고 작은 이야깃거리가 음식과 결합하면 된다. 특히 중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인의 한국 방문이 급속히 늘어난다. 우리 음식과 중국 관련 스토리를 많이 발굴해 관광 상품화시킬 것을 권장한다. 필자는 만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생긴 모습과 내려오는 스토리 때문이다. 만두는 한자로 쓰면 ‘饅頭’이나 원래는 ‘오랑캐 머리’라는 뜻의 오랑캐 만(蠻)과 머리 두(頭)다. 촉나라 제갈공명이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가던 중 여수(濾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폭풍우가 몰아쳤다.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자 현지인들이 “남만에서는 하늘의 노여움을 풀고자 하면 49명의 사람을 죽여 그 머리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했다. 제갈공명은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하고 대신 양고기와 돼지고기로 만두소를 만들고 밀가루로 싸서 사람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 바람을 가라앉혔다고 한다. 이때 빚은 음식이 ‘남만 사람들의 머리’인 ‘만두’라고 한다.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알고 활용하는 것이 글로벌시대의 수출전략이기도 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홍콩 국제식품박람회에서 한국 식품을 홍보했다. 중화권 시장에서 한류를 이어나갈 차세대 주자로 한국의 ‘정통 스트리트 푸드’, 즉 ‘길거리 음식’을 적극 알렸다. 과거에는 길거리 음식을 젊은이들이 먹는 값싼 음식으로 치부했다. 지금은 다르다. 먹을거리에 경계가 없어지면서 길거리 음식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크레페, 칠레의 츄러스, 일본의 타코야키 등 종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도 번화가인 홍대·강남역·명동·인사동·신당동 등을 중심으로 떡볶이·닭강정·호떡·어묵·튀김·순대·붕어빵·떡꼬치 등 다양한 거리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문화와 트렌드를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식문화 전파수단이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한국식 치킨·떡볶이 등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이 좋은 예다. 여기에 스토리를 붙여야 한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준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문화로 접근해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경기도가 중국인이 방문하는 동북아지역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경기도를 방문하는 비율이 약 25%에 이른다. 동북아 시대 관광중심지로 경기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쇼핑과 단순한 볼거리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스토리가 있는 먹을거리 개발이 중요하다. 간편한 거리음식에 독특한 스토리를 더하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는 명언을 남긴 프랑스 미식평론가 브리야 사바랭은 “한 국가의 운명은 그 나라가 식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경기도의 숨겨진 ‘먹을거리’를 찾아내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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