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long tail)법칙과 알리페이

김순홍

발행일 2015-06-0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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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싸고 질좋은 상품 SNS·모바일로
관심 유도하는 ‘롱테일 법칙’
중국의 제3결제시스템 ‘알리페이’
한국도 신용대출 어려운
중기·서민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결제시스템 있었으면…


롱테일(long tail)법칙이란 마케팅에서 잘 알려진 용어로 80%에 해당되는 사소한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으로서, 20%의 소수가 80%를 이끌어낸다는 파레토 법칙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이 용어는 2004년 10월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잡지 《와이어드 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처음 사용하였다. 앤더슨에 따르면, 많이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급경사를 이루며 짧게 이어지지만 적게 팔리는 상품들을 연결한 선은 마치 공룡의 ‘긴 꼬리(long tail)’처럼 낮지만 길게 이어지는데, 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 판매량이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의 총 판매량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롱테일 법칙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아마존 서점과 구글의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의 전체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서가에 비치하지도 않는 비주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이른바 ‘팔리지 않는 책’들에 의하여 축적되고, 구글의 주요 수익원은 《포춘》에서 500대 기업으로 선정한 ‘거대 기업’들이 아니라 꽃배달 업체나 제과점 등 ‘자잘한’ 광고주라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발전하면서 파레토 법칙에 역행하는 롱테일 법칙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중간상의 역할이 줄어들고 유통마진이 줄어들면서 값싸고 대중 소비자들을 만족시켜 줄 만한 상품들이 온라인 상거래를 통해서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싸고 좋은 상품들을 보면 소비자들은 가만있지를 못하고 SNS와 모바일을 통해 전파 하게 되고 삽시간에 입소문을 타고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그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게 된다.

개인의 견해나 사회적인 이슈들도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서 활발하게 의견 개진을 하면서 대중의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으며, 저가 화장품, 패션, 의류 등도 대중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중국의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롱테일 법칙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알리페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2004년 12월에 중국 최대의 전자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Taobao)에서 분리해서 현재 세계 최대의 제3자 결제회사가 되었다.

2005년부터 중국 제3자 결제 시장 규모는 급속히 확장되고 해마다 성장 폭은 100% 이상이 된다. 그 동안 오프라인 금융에서 접근이 까다로웠던 중국의 소비자들은 이제 제3자 결제시스템을 통해 일상 쇼핑, 수도, 전기, 가스 등 세금, 통신비 충전, 비용 납부 등 편리하고 빠르게 모든 일을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신용도가 낮은 금융 소비자나 자본 규모가 영세한 기업들에게도 금융 서비스 혜택의 폭이 넓어졌다.

중국의 알리페이의 출현은 중국 대중에게 금융 서비스의 저변을 넓히고 금융거래를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이용하게 만든 기폭제가 되었다.

한국의 경우도 중국의 또 다른 금융 결제회사 텐센트와 다음 카카오가 합작하여 모바일 결제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에서도 삼성페이를 준비 중에 있다. 금융에 대한 규제 강화나 신용카드의 편리함과 익숙함 등으로 알리페이와 같은 모바일 결제가 한국 금융 시장에 얼마나 빨리 상용화 될 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신용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금융 결제시스템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컨대 이미 선진국에서 모범 사례로 잘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금융 등의 서민결제시스템이 대중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면 서민들이 좀 더 쉽고 저렴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롱테일 금융거래 시스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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