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

[금요와이드·국립묘지를 가다] 권율정 대전현충원장 인터뷰

정치이념 논란 벗고 ‘사회통합’ 장소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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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율정 대전현충원장
위인들 묘역 현장답사로 보훈교육
야생화 단지·생태공원 힐링나들이


“지금 현충원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죽은 자를 위한 곳으로 남을지, 산 자를 위한 곳으로 다시 태어날지…. 우리는 산 자를 위한 현충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권율정(53) 국립대전현충원장은 국립묘지가 역사와 정치이념 논란으로 점철된 현재를 벗어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산 교육의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비롯해 미국의 국립묘지 140여 곳은 미국인 모두가 그 곳에 안장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여기는 성소이자 정치적 사회적으로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광장”이라며 “현충원도 안장과 참배를 넘어 사회통합을 이루는 성스러운 장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국립묘지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피력했다.

그는 “일제 강점 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유공자부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참전 유공자를 비롯해 최근의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 용사들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지켜낸 족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는 현충원 뿐”이라며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일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곳이 바로 국립묘지”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가족들 조차 찾지 않는 현충원의 현실을 바라보면 암담하다. 권 원장은 국민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립묘지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전 국립현충원은 ‘열린 현충원, 밝은 현충원’을 가치지향점으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초등학생에서 노인층까지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역사교육과 함께 직접 역사 속에서 활약했던 인물의 묘와 현장을 답사하는 등의 보훈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매월 정기적으로 묘비단장과 묘역정리에 참여하는 묘역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체험식 호국교육은 현충원을 찾는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권 원장은 한국전쟁으로 국한돼 있던 현충원 역사교육을 일제강점기 부터 최근까지 확대해 과거와 오늘날 사회를 연결하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만들 계획을 밝혔다.

교육 뿐 아니라 힐링의 장소로도 변모하고 있다. 현충원 내에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보훈 산책로를 만들어 생태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대전 현충원은 나들이 장소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권 원장은 “우리의 노력은 후손들에게 ‘살아 있는 현충원’을 전하는 첫걸음”이라며 “지금 현충원을 바라보는 논란을 문제로만 치부하지 말고 극복할 과제로 삼아야 국립묘지의 의미를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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