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효과적 위기 대처가 그리운 현실

이준우

발행일 2015-06-09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74110_536104_0710
▲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메르스 사태’ 정부 대응은
질병관리본부 전담인력 확충
지역별 병원지정 격리 치료
환자 수용병원 고충정책 수립
투명한 정보공개로
국민불안감 해소 적극 나서야


‘메르스’로 인해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 간 소통도 문제거니와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도 못한 채 그야말로 우왕좌왕하는 진면모를 국민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무능한 정부의 실상이 고스란히 재연된 것이다. 범국가적인 재난이나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 차원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이번에도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인 ‘사스’ 때나 2009년 ‘신종플루’ 때에 비하면 이번에는 ‘해도 해도’ 너무 허술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은 경우에는 전염성 질환이 확산한다면 엄청난 재앙으로 번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현행 재난안전관리기본법 등에 의해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국무총리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등에서 이뤄지는 정부 차원의 접근은 가동하기까지의 의사결정 소요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서 실제 문제 해결에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조처를 하려 할 때는 이미 확산일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 신속한 대응전략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을 뛰어넘는 보다 견고한 ‘전염성 질환 차단을 위한 공공보건의료 안전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동시에 기존의 보건의료 체계들은 획기적으로 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단지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예방과 효과적인 초기 대응이 강력하게 이뤄지게끔 해야 한다. 실제로 ‘사스’와 ‘신종플루’에 이어서 ‘메르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6년마다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이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반복될지 누구도 알 수 없음에 주목해야 한다. 예방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불가피하게 발생했을 시에는 신속하면서도 효과적인 초기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처럼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지도 않고 실질적인 특단의 대책도 부재하면 결국은 국민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 현재 2~3명에 불과한 질병관리본부의 전염성 질환 전담인력을 크게 확충해야 한다. 문제가 터지고 난 뒤에 수습할 인력으로서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들 인력을 통해 상시적인 예방과 건강관리교육,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질환 등에 대한 연구조사까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각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전염성 질병 예방 및 관리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나가야 한다. 그런 후 이들 전문가가 관할 지역의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계몽과 교육, 다양한 예방사업을 병행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지역별로 전염병 대비 전용 병원을 지정하거나 설치함과 동시에 격리병실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미 이 세상은 촘촘히 서로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차단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래서 전염병이 무서운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전염병은 그 가능성이 아주 낮아도 정부가 신속히 개입해서 격리 등의 조치로 확산을 막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철저한 격리에 기초한 치료가 요구된다. 하루라도 빨리 격리치료를 위한 시설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전염병 환자를 수용하는 민간병원의 고충을 염두에 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격리치료를 수행해야 하는 병원의 경우 다른 환자들이 오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병원 경영에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정보공개와 발빠른 소통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정직과 신뢰가 깨어진 정부의 말은 그 말의 내용이 아무리 현란하고 결연해도 국민들의 가슴에는 공허함만 가져다준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