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도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대한민국

이준우

발행일 2015-07-21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장애인콜택시 운행 방식
지자체마다 천차만별
시외인접지역 이동 불편
국토부, 가이드라인 마련
휠체어특장차·일반택시 병행
부족하고 번거로움 해결해야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중증지체장애 1급 이모 양은 오전 9시까지 용인으로 출근하기 위해 6시 30분에 눈을 뜬다. 활동보조인이 오기 전에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준비하다 7시에 활동보조인이 오면 간단히 샤워한 후 재빨리 장애인 콜택시를 부르기 위해서다. 머리 말리기, 아침 식사 등의 채비는 콜택시가 연결되는 시간에 따라 생략하거나 간단히 해야 한다. 차로는 30분 거리지만, 8시를 넘겨서 접수하면 2~3시간을 넘게 대기하다 지각하기가 십상이다. 그렇게 전투하듯 출근해서 일과를 보낸 뒤 문득 창밖을 본다. 비가 퍼붓는다. 퇴근하기 위해 용인의 장애인 콜택시에 전화한다. 그러나 즉시콜 접수가 주 운행방식인 성남과는 달리 1주일 전 예약제인 용인의 장애인 콜택시는 “예약이 모두 완료되었다”거나 그나마 몇 안 되는 즉시콜 마저도 “접수자가 많아 오늘은 이용이 어렵다”는 답변들을 접한다. 결국 이모 양은 비바람에 전동휠체어가 다 젖은 채로 전철을 타고 퇴근한다.

국내에 장애인 콜택시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2003년으로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휠체어리프트가 장착된 특장차 100대를 시범 운행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천안과 수원 등 몇몇 지자체에서도 운행되었으며, 2005년 1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 콜택시를 운행하는 지자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요금이 일반 요금의 30~50% 수준으로 많은 장애인이 이용한다.

그런데 이런 장애인 콜택시의 실제 운영은 각 지자체의 조례에 따르도록 되어 있어 지역마다 운행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예약제와 즉시콜제의 차이, 운행시간, 운행요금, 시외 운행구간 등 기본적인 운영시스템은 물론, 운영하는 기관마저도 시·군의 직접 운영부터 지체장애인협회나 시내버스회사 택시사업부 등의 위탁운영에 이르기까지 각각 달라서 장애인 이용자들이 거주지 외 인접지역을 오가야 하는 경우에는 이만저만 성가신 게 아니다.

또한 워낙 이용자가 많다 보니 장애인들은 언제 연결될지 모르는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접수 민원에 응대하는 콜센터 직원은 물론 이용자를 대면하고 직접 서비스하는 콜택시 기사들과 이용자들 간의 갈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토교통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약제로 운행되는 차량과 즉시콜제로 운행되는 차량을 병행해 운영하거나 그 비율의 정도, 요금의 적정 수준, 시외운행 요금체계나 운행구간은 어떤 기준과 범위로 정해야 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각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게 조례를 정해 운영하도록 한다면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몇몇 지자체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휠체어 이용자용 특장차와 비휠체어 이용자용 일반 택시의 병행 운행’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비휠체어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콜택시에 대한 이용욕구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휠체어 장애인이 특장차를 이용할 경우 실제 필요한 시간에 정작 휠체어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특장차와 일반 택시를 병행 운행한다면 현재의 장애인콜택시 부족 현상을 개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진정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중증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당사자의 욕구가 잘 반영된 제도를 시행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운영하는 실무자들은 이용자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불편함과 개선점들을 당당히 요구하되 실무진에게는 “수고한다”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 세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질 때, 대한민국에서 중증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 전문대학원 교수

이준우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