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은 우리 모두의 책임

박국양

발행일 2015-07-2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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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감수성 예민한 10대들
비정상적인 개인과 사회에 분노
극단적 선택하는 경우 많아
일등만이 아닌 꼴등을 챙겨야
‘다같이 잘살아 보세’ 처럼
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 필요


하나님이 하루는 베드로에게 ‘인간은 참 미련하구나’하고 말하자 베드로가 ‘왜 그렇습니까?’ 하고 묻자 하나님이 다시 대답하기를 ‘인간은 자신의 건강을 해쳐 가면서 돈을 벌고 그 번 돈으로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 다 쓰지 않느냐?’ 하고 말하였다. 건강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뼈있는 유머다.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성공유무, 지위고하, 재산의 과다보다도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야 말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복중의 복이라는데 의견을 달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지수는 어떠한가?

한국의 2006년도 이후 사망통계를 보면 1위가 암, 2위가 뇌졸중, 3위가 심장병인데 4위는 자살이다. 하루에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40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번 메르스사태로 사망한 전체 환자와 거의 같은 수치다. 건강보험으로 인해 병원 접근성의 문턱이 낮아지고 소위 후진국형 질병인 감염성 질환과 교통사고는 줄어들고 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 현실의 뒤안길에서 정신건강은 날로 악화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GDP가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높다고 우리나라가 더 건강한 사회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물론 물질적 풍요로움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과 흡연율을 수면 아래에 두고 그냥 지나치다가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므로 이제 서로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야 한다. 한때 유명인·연예인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사회적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 자살의 이유가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사회적 스트레스 즉 사람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관계의 파괴, 자신감의 상실, 스트레스, 성공 강박증, 우울증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양극화가 가져오는 사회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 원인이 개인적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요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개인의 정신적 어려움을 개인의 책임으로 묻기보다는 사회가 공동책임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고 정신적 건강에 대해서도 사회가 나서서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이 해결책인가? 개인과 사회가 정상이 돼야 한다.

비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정상적인 사람들이 적응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외눈박이가 두눈박이에게 비정상이라고 외치는 시대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고 자살률이 최고가 될 수밖에 없으며 음주 소비량, 흡연율이 세계적 수위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고통이 가학적으로 지속이 되면 극단에 호소하는 개인들이 사회의 그늘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 대한민국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 손에 손잡고 같이 가야 한다. 뒤돌아 보지 않고 혼자만 일등을 할 것이 아니라 꼴등을 뒤돌아 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힘을 얻고 비정상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부끄럼을 당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1970년대 다 같이 ‘잘 살아보세’를 외쳤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정신적 새마을운동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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