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30]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도심에 내려앉은 한옥호텔, 옛것과 새것의 어울림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5-07-28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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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전통 한옥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첨단 호텔로 탄생시킨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초고층의 건물들이 즐비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고택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 우리 전통 한옥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첨단 호텔로 탄생시킨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초고층의 건물들이 즐비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고택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고려·조선 혼용된 건축양식에 현대식 구성 통해 편의성 높여
선비·규방문화 반영된 객실, 개방적 중앙 회랑과 모두 연결
스카이라인 고려한 설계… 최기영 대목장등 명장 참여 품격 살려


한옥은 자연을 닮았으며, 담기도 했다. 물을 바라보며 산을 등지고(背山臨水·배산임수) 따사로운 햇살을 벗 삼아 자리 잡은 한옥은 산기슭에 의지하지만 결코 산을 깎지 않는다.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한옥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땅(자연)으로 돌아간다.

빠름과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요즘, 한옥은 한여름 나지막한 초가와 기와 아래에서 맞을 수 있는 선선한 바람처럼 우리에게 쉼터로 작용한다. 이 같은 장점을 내세운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 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이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국내 네 번째 한옥 호텔인 경원재는 현대식이지만 고택의 풍미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았다. 툇마루의 공간을 최대한 살리는 등 우리 전통 한옥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첨단 호텔로 탄생시켰다.

7월 ‘공간과 사람’은 경원재를 찾았다. ‘경원’은 고려시대 인천의 명칭이며, ‘경사를 불러오는 고을’을 뜻한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중앙부에 자리잡은 경원재의 각 건물은 도시 경관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배치됐다. 대규모 또는 일반 연회, 공연 등을 열 수 있는 경원루는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도록 2층 높이로 지은 누각 형식의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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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주심포 양식을 따른 경원루에 다가서면 배흘림기둥과 그 위 빈틈없이 결구(結構)된 첨차와 항아리보, 다시 그 위 종도리를 물고 있는 솟을합장이 눈길을 끈다. 건축물 자체로 고려의 화려한 환영의식을 일깨운다.

건물의 양식은 고려시대의 것으로 하되, 기능은 조선시대의 경회루처럼 연회를 하고 사람을 접대하는 공간으로 쓰이도록 했다.

경원루에서 회랑을 건너 호텔의 객실들이 자리한 경원재에 이르면 조선시대의 선비 문화와 규방 문화를 만날 수 있다. 경원재는 조선시대 사대부 집의 건축 양식을 적용해 별다른 장식이나 의장 요소 없이 기둥과 보, 도리를 깔끔하게 결구했다. 하부가 굵고 상부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민흘림기둥과 머름 등으로 절제의 미를 살렸다.

경원재는 느림의 공간인 길, 비움의 공간인 마당, 사색의 공간인 후원을 품고 있다. 센트럴파크의 산책로에서 담장과 회랑, 마당, 한옥으로 동선이 이어지면서 여유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경원재의 내부는 전통 한옥의 건축 양식을 유지하되, 현대식 구성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전통 방식인 우물마루는 난방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기온수난방을 설치한 뒤 우물마루 형상으로 강화마루를 설치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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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전통 형식의 심벽 구조로 디자인하되, 현대의 단열 기준을 적용해 건식 벽체를 사용했다. 창호 역시 외부는 한식 시스템 창호를 사용해 기밀과 단열을 확보하고 내부는 전통 창호를 사용해 한옥 고유의 분위기를 살렸다.

최기영 대목장을 비롯해 가풍국 소목장, 이근복 번와장, 김성호 칠장, 임충휴 칠기장 등 각 분야의 전통 건축 명장들이 시공에 참여해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였다.

설계 때 염두에 둔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 이가종합건축사사무소 은동신 대표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은 대표는 ‘한반도의 시간을 산책하다’라는 콘셉트로 설계가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경원루는 상징성 및 주변 시설과 자연스러운 연계성 확보를 위해 품격있는 고려시대 대표 양식인 주심포 형식으로 누각형 건축물로 계획했으며, 경원재는 조선시대의 격조있는 사대부 집의 건축양식을 적용해 작고 검소하면서도 자연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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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경원루의 전체적 외관은 경회루를, 세부 양식은 부석사 무량수전을 모티브로 했으며, 민도리·소로수장 양식의 경원재는 강릉 선교장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은 대표는 국내 여타 한옥 호텔과 차별점에 대해 “전통가옥 공간전개방식의 원형을 살린 구조이며 호텔의 편의성을 고려해 모든 객실을 회랑으로 연결했다”면서 “내부 공간의 대청은 안마당과 후원의 사이에서 맞통풍 및 통경구조를 만족시켰으며, 현대적 호텔의 거실 기능과 전통건축의 대청 기능이 일치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완성 건물을 본 소감에 대한 질문에 은 대표는 “기본계획단계부터 여러 차례 자문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으며, 발주처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도 아름다운 전통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면서 “시공단계에선 각 분야 전통건축의 명장들이 참여해 건물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답했다.

그는 끝으로 “경원재가 국내 최고 수준의 전통 건축물로 알려지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전통공간으로 보존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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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개요


위치 : 인천광역시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200
대지면적 : 4만569.0㎡
연면적 : 7천156.48㎡
건축면적 : 3천935.55㎡
건물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용도 : 관광 숙박시설 및 부대시설

■은동신 건축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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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동신은 1999년 (주)이가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 중이다.

연세대에서 건축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충남대 건축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디아크문화관(2014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성남판교 어린이도서관(2014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국무총리상), 에듀타운 학교복합화시설(2013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국토교통부장관상), 부산광역시 학생예술문화회관(2013 부산다운 건축상), 시흥본선상공형 휴게시설(2010/2011 국제공공디자인대상 Junior Grand Prix), 마장복합문화시설(2010/2011 국제공공디자인대상 Junior Grand Prix), 발곡고등학교(2010 우수시설학교 대상) 등이 있다.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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