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와 CEO

최일문

발행일 2015-08-1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인해
변화를 예측하고 적응하게 해
위기를 넘긴 IBM처럼
최고경영자가 상황에 맞는
비전과 전략·가치를
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IBM은 세계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컴퓨터 제조회사였다. 현재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판매 및 기업 컨설팅과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다. 창립 이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중 하나가 된 IBM의 성공은 거액의 연구 개발비, 탁월한 영업정책 그리고 강력한 노무관리가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2002년 CEO를 맡은 새뮤얼 팔미사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함으로써 하드웨어 기반의 컴퓨터 회사를 벗어나 첨단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로 변신하였다.

이와 같은 변신은 기업문화의 획기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1980년대 중반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1990년대 초반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된 IBM은 1993년 루 거스너가 CEO로 취임하면서 기업 개선에 착수하여 주력 사업군을 제품 생산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하였고 팔미노사에 이르러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히는 컨설팅 회사의 하나로 탈바꿈한 것이다.

IBM은 과거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조직문화에서 현재는 도전적, 창의적 혁신을 추구하는 대표적 기업이 되었으며 구성원들의 모험, 상상력, 용기를 높이 사고 혁신과 창의성을 지원하며 유연한 의사결정과 환경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유기적인 조직 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IBM의 과거 조직문화는 위험회피, 의사결정의 집권화, 회사정책에의 순응, 종신고용, 규범의 중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현재는 의사결정의 분권화, 동기부여, 성과와 연결된 보상시스템,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조직구조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같은 변화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조직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환경이자 동력이다.

조직문화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구성원들에게 공유되는 가치와 믿음이며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적 배경으로 구성원들이 결집될 때 조직 내외부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한 취업포털에서 지난 4월 직장인 회원을 대상으로 ‘직장인과 조직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3%가 조직문화 때문에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한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애사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89.2%가, ‘조직문화의 긍정적 변화가 직원의 근속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92.7%가 ‘그렇다’고 답변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조직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것일까. 조직문화는 조직 내의 여러 형성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형성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은 최고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은 규모가 크든 작든 설립자 또는 CEO의 특정한 가치와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며 조직문화는 그의 비전과 전략을 반영하여 조직목적의 실현과 성공 과정을 거쳐 제도화된다.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구성원들에게 전달되면 조직은 유기체와 같이 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힘이 작용 되는데 이것이 조직문화를 좀처럼 바꾸기 힘든 이유이다. 그래서 어떤 조직이든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조직문화를 관리할 수 있는가, 통제할 수 있는가,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과제로 안게 된다. 1980년대 위기를 경험한 IBM의 사례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조직문화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며 가장 큰 책임은 CEO의 몫이었다.

현재의 조직문화는 과거 특정시점, 특정상황에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문화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것은 조직 효과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내포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람직한 문화는 조직으로 하여금 변화를 예측하고 변화에 적응하게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IBM의 CEO인 거스너와 팔미노사의 사례에서 보듯 조직 상황에 적합한 비전과 전략, 가치를 제시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조직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조직성과의 제고와 목적 달성의 열쇠는 최고경영자가 쥐고 있는 것이며, 실패의 책임 또한 우선 최고경영자에게 있음이 강조되는 것이다.

/최일문 경동대 행정학과 교수

최일문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