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시장·전시회 대안으로 떠올라
진입장벽 완화·인근 숙박여건 개선 숙제
‘수출규모 2002년 1억4천만 달러→2014년 30억5천만 달러’.
이런 게임산업의 주 무대는 경기도다.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는 넥슨·NC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가 입주해 있고 스타트-업 기업의 유입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외 유통게임 대부분이 이곳에서 만들어질 정도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출신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관심도 크다.
남 지사는 판교에 ‘넥스트 판교’를 조성, 11만여 명이 근무하는 1천700여 개의 첨단기업 단지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현재 17%인 도내 콘텐츠산업 매출액 비율이 오는 2018년까지 30% 수준까지 가능하다.
■ 게임홍보 무대 태부족, 해외로 떠나는 신생 업체들
= 하지만 이 같은 게임산업의 성공은 일부 업체에 한정돼 있다. 영세 게임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좋은 게임을 만들고도 홍보부족 등으로 실패를 겪는 경우가 많아 일부 업체는 아예 중국 등 해외 무대로 떠나는 실정이다.
현재 게임산업의 구조는 개발사에서 만든 게임을 운영사가 인수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B2B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 영세 개발사의 직접 공급보다 대형 운영사에 맡기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용범위의 한계성은 모든 게임이 대중에게 알려질 기회를 제약한다.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게임전시회다. 게임전시회는 기업 간 홍보와 소비자 홍보가 동시에 가능한 박람회로 기술력을 가진 신생 업체에 기회를 제공한다.
국내에는 매년 11월 부산 BEXCO에서 열리는 G-STAR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5년 정부 주도로 시작된 이 행사는 지난해 35개국 617개 게임사가 모일 정도로 발전을 거뒀고 각 게임사의 상담액만 1천98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10년째를 맞이한 지금, 행사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생 업체에는 그만큼 참여기회가 적다. 행사공간 대부분을 기존 및 해외 유명업체가 차지하다 보니 신생업체가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무대가 적다는 것이다. 5만4천여㎡의 BEXCO 부지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의 업체가 중국 CHINA JOY 등 해외 게임전시회로 눈을 돌리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HINA JOY 2015’에는 다수의 국내 업체를 포함, 700여 개의 게임사가 참여해 20만명이 넘는 관람객 앞에서 기술을 선보였다.
10만㎡가 넘는 부지를 이용한 수많은 부스와 별도의 B2B 관을 통해 행사기간 동안 움직이는 돈만 2천억원 대에 달했다고한다.
■ 해외로 빠지는 수익, 국내 홍보무대 확대가 급선무
= 국내 게임업체의 중국 내 흥행신화는 드문 일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크로스파이어’다.
신생기업으로 2002년에 야심 차게 선보인 이 게임은 국내 시장에서 흥행 참패를 맛봤지만, 중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매출 1조원을 넘는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했다. 이를 통해 스마일게이트가 벌어들인 수익만 3천5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게임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물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중국시장 역시 유통방식이 국내와 비슷해 수익 대부분이 중국시장으로 빠져나가 아쉬움을 남게 한다. 게임이 중국시장을 고려해 만들어지다 보니 점점 국내 정서와 달라지는 것 또한 문제다.
국내 게임전시회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1년 중 하반기에 한 번 열려 포화상태에 이른 G-STAR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전시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국내 게임업계의 주 무대인 경기도에서 열리는 ‘굿게임쇼 코리아’를 꼽을 수 있다. 굿게임쇼는 지난 2009년 경기기능성게임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고양 킨텍스에서 매년 5월 열리는 게임전시회로, 최초 60억원대 규모에서 지난 5월 행사 당시엔 20개국 358개 게임사가 참가하는 290억원대 규모의 국제 행사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굿게임쇼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신생업체들의 진입이 비교적 자유롭다. 또 10만여㎡에 달하는 킨텍스 부지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더 많은 게임업체가 고객과 기업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게임업체가 모여 있는 판교테크노밸리와 가깝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굿게임쇼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선 몇 가지 선결과제가 필요하다. 그 취지가 공익적 게임 활성화에 있다 보니 상업성과 흥미에 초점을 맞춘 게임들은 진입 장벽이 있다. 때문에 공익과 흥미의 균형을 맞춰 전시회 참가 대상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킨텍스 주변의 숙박여건 개선도 필요하다. 게임전시회가 국내·외 수십만 명의 관람객과 바이어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인 점을 감안하면 킨텍스 주변의 숙소 문제가 최대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굿게임쇼 관계자는 “내년 행사부터는 지원액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지금보다 규모 훨씬 커질 것”이라며 “업체들의 관심과 숙소 등의 일부 문제점만 해결된다면 내년 5월엔 게임업계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