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의 담화를 듣고

박국양

발행일 2015-08-1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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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진실한 말을 하는 지도자가
그 나라 국력을 키우는건데
아베 총리가 광복절을 맞아
내뱉는 거짓말 들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광복절 발표된 일본 총리의 담화라는 것을 보았다. 일본국민들에게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총리로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나라의 장래가 걱정 된다.

사람이 살면서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비언어적 대화도 있겠지만 70%는 언어적 대화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표정이나 태도를 통해서 주고받는 대화, 음악이나 그림도 언어라고 할 수가 있으나 사람의 내밀한 정신세계를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가능하다고 하겠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외부세계와 자신과의 대화는 단지 언어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는 주장도 하였지만 아무튼 언어의 중요성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돌아가신 대학생선교회 김준곤 목사님이 설교 때 즐겨 인용하시던 말이 기억이 난다.

‘종은 울릴 때까지 종이 아니며 / 편지는 쓸 때까지 편지가 아니고 / 사랑은 말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다’

좋은 말은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해준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값을 수 있고 반대로 말로 인해 평생 원수도 되고 국가 간에 전쟁도 일어난다. 말은 그만큼 중요하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가지고 있는 이 말은 대뇌 부피만큼 인류의 진화에 큰 공헌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말이 행동과 달라진다면 특히 지도자의 말이 왜곡되고 거짓되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유달리 전쟁을 많이 겪은 우리 민족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누구 편을 들고 무슨 말을 해야 살 수 있을 것인가를 몸으로 체험해왔다. 그 결과 말 다르고 행동이 달라져 있는지도 모르지만, 요즘처럼 말의 진실성이 추락한 시대도 없는 것 같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데 처칠의 말마따나 정말 국민을 존경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특히 선거전에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어떻게 저 사람은 자존심도 없을까 하고 오히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말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며 말을 생명처럼 진실하게 취급하는 사람이 많을 때 사회는 진실한 사회가 되고 그 격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해인 수녀의 ‘나를 키우는 말’이란 시가 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 나도 정말 행복해서 /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 내 마음도 더욱 순수해지고…’

말과 글은 사람의 진실을 담아내고 있고 그 생각과 영혼을 나타낸다.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사람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진실한 말을 통해 자존심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을 때 그 사회와 국가는 품격이 높아진다. 지금은 못살고 힘들어도 거짓말을 적게 하는 지도자들은 그들의 자존심을 자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것이다. 그 나라의 청소년들은 미래가 밝다.

이웃 나라 지도자가 광복절을 맞아 뱉어내는 거짓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후대에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한다. 우리야 말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단지 GDP가 얼마나 증가 되었는가 보다 정직과 진실을 자랑해야 하며 그 자존심이 밑바탕이 되어 자랑스러운 후대의 반석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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