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기차를 타라

송진구

발행일 2015-08-26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희망이란 스스로 개척하는 것
먼저 간 사람 발자국을 믿고
우직하게 따라 갔다면
‘땅위의 길’ 만드는 것
선택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
시도해 보세요, 길은 많으니까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사상가 루쉰의 글입니다. 전에 이 글을 읽고 마음에 쿵 하고 울림이 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는 선택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이 길이 맞을까 틀릴까, 갈 거냐 말 거냐의 기로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가 버리고 기회 역시 흐르는 강물처럼 내 앞을 지나버리고 맙니다.

선택을 앞에 둔 사람들에게 이런 제안을 합니다.

“어느 정도 결심이 섰으면 일단 기차에 타세요.”

대구에서 서울 가는 기차가 있고, 부산 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방향의 기차죠. 대부분 사람들은 큰 틀에서의 의사결정은 주저 없이 합니다. 부산행이냐, 서울행이냐의 선택이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깊게 생각해보니 서울행은 결정했는데 가고 싶은 곳이 인천인지, 강릉인지, 서울인지 명확하게 판단이 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대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그때서야 ‘아~ 그래. 내가 인천을 가야 하는구나’ 결정하고 서울행 기차를 타려는데, 그 사이에 기차는 대구를 출발해서 구미를 거쳐 대전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기차죠.

그때 아쉬움을 갖습니다. ‘아~ 서울방향으로 정해졌을 때 일단 서울행 기차를 타고 가면서 인천, 강릉, 서울 중 구체적으로 가야 할 곳을 결정했더라면 지금쯤 대전을 지날 수 있을 텐데….’

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모두들 나름대로 성심을 다해 선택했지만, 그 선택이 명확하게 성공한다고도 할 수 없고 성공 못 한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도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도합니다. 길을 나서는 것이죠. 그들은 얘기합니다.

“먼저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려고요.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이 간 곳까지는 가지 않을까요?”

실제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벤치마킹할 대상을 정하고 그 인물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갑니다. 그 다음 사람 역시 똑같이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죠.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사람들은 결국 성취를 이룹니다. 루쉰이 말하는 땅 위의 길은 이때 생깁니다.

그런데 동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성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간 사람들, 성공한 사람들이 먼저 간 그 길을 보고도 따라갈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습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길을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 길은 내 길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사람들입니다.

인생에서 가본 길이 어디 있습니까? 인생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입니다. 나이와 경험에 관계없이 누구나 처음으로 오늘을 만납니다.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언제까지나 망설이고,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출발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언젠가는 인생의 준엄한 질문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그동안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인생이 내게 주는 선택의 역습입니다.

성취를 이룬 사람들도 처음부터 확신을 갖고 출발해서 성취를 만들어 내는 경우보다, 시도하고 출발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확신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확신은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관리를 잘못하면 즉시 죽어서 없어지지만, 관리를 잘하면 상상할 수 없는 크기로 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소처럼 우직하게 그 길을 갑니다. 그것이 결국 더 큰 성취를 만들어 냅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이란 결국 내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믿고 우직하게 따라간 것이 원래는 없던 길, 땅 위의 길을 만든 것입니다. 당신도 혹시 선택 앞에서 갈등하고 있다면 일단 기차에 올라타십시오. 방향은 가다가 바꾸면 됩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