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먹을 ‘물고기 잡는 법’

김재수

발행일 2015-09-0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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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심각한 청년실업률 극복위해
젊은이들 창업기회 많이 주고
실패율 낮추기 위해선
학습·현장일 병행 시스템으로
체계적 이론과 실무경험 쌓는
직업교육 매우 중요하다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긴 탈무드에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뛰어난 교육방식으로 잘 알려진 유대인들의 자녀교육 기본원칙이다. 단기간에 먹을거리 해결이나 만족보다는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면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평생을 좌우할 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최근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이 10%에 육박한다고 한다. 청년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공식적인 수치는 10%이지만 청년 체감실업률은 23%로 두 배가 넘는다. 공무원 등을 준비하는 ‘고시족’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 등을 포함하면 청년 실업자는 훨씬 늘어난다. 120만명의 청년 실업자, 6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등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년창업 비율이 전체 창업자 중 3.8%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미국은 20~34세 창업비율이 2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는 조기에 창업한 특징이 있다. 빌 게이츠는 20세에 창업했고, 고 스티브잡스는 21세에,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26세에,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35세에 회사를 창업했다. 우리나라 청년창업 비율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폐업률이 높고 창업교육 기회도 부족하며 시장이 제한적인 등 창업여건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도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다. 취업도 어려운데 청년 창업은 엄청난 도전이다. 창업 성공사례는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90% 창업자들이 5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보다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사전에 치밀한 조사분석과 준비도 필요하고,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하는 의지와 회복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청년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식품분야에서 새로운 창업교육을 시도했다. 지난 3월부터 수원에 위치한 농식품유통교육원에서 ‘농식품 창업교육’을 시작했다. 농식품 수출, 유통 등 농식품 분야에도 창업기회가 많은 것에 착안해 국내 최초로 농식품산업 분야에 특화된 창업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20~30대 젊은 청년들을 비롯해 은퇴를 준비 중인 중장년층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에도 줄을 서서 강사에게 질문을 쏟아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최근 설립 30주년을 맞은 유통교육원은 창업교육을 비롯해 청년 일자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을 구상하고 있다.

청년실업 해소에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장 연계 교육’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화려한 스펙을 쌓아도 기업에서는 “현장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없다”며 외면한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들이 학과수업 외의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창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책으로 배우던 것과 몸으로 부딪히는 시장은 차이가 크다. 다양한 취업현장, 창업현장의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취업률을 높이고 창업 실패율을 낮출 수 있다. 독일과 스위스가 세계적으로 청년실업률이 낮은 이유는 학교와 일터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 덕분이다. 현장 일을 하면서 체계적 이론과 실무경험을 쌓는 직업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은 50만개 이상의 기업에서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스위스도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의 약 90%가 도제제도에 참여하는 등 교육과 취업이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대학생, 취업준비생 숫자가 제일 많다. 대기업을 비롯해 여러 분야별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곳도 경기도다. 경기도가 청년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지자체와 기업, 연구기관이 청년들을 위해 실질적인 현장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경기도가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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