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맞잡은 두 정상 "민족의 염원, 담대한 발걸음 시작"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공동목표 확인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국제질서 변화
공동연락사무소, 경협 연구작업 기대
대결아닌 화합해야할 한 핏줄 강조도
이전 선언서 포함 '철저한 이행' 약속

■판문점 선언문 전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 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①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며 우리 겨레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하기 위한 관건적인 문제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5월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합의문 '사상 첫 공동 발표'한 文대통령·金위원장


27일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은 역사상 최초로 세계 언론 앞에 나란히 선 채 합의한 내용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완전한 비핵화' '올해 종전 선언' 등에 합의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의 내용과 의미를 함께 설명하며 "남북 모두의 평화와 공동의 번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미래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전진해가자"고 한 목소리로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귀중한 합의를 이뤘다.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한다. 긴 세월 동안 분단의 아픔과 설움 속에서도 끝내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운을 떼며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겠다. 남북 모두의 평화와 공동의 번영,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우리 힘으로 이루기 위해 담대한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북측이 먼저 취한 '핵 동결 조치'는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올해 종전 선언 및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점에 대해서도 "한반도의 불완전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했는데,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키로 한 점에 대해서도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규정하며 "10·4 선언 이행과 남북 경협을 위한 공동연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상대방 지역에 공동연락사무소를 두는 것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김 위원장은 남북이 한 핏줄, 한 민족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분열의 비극과 통일의 열망이 연결돼있는 판문점에서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회담을 가졌다. 두 손을 맞잡기까지 참 긴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이 만남을 한마음으로 기다렸다"며 "마주 서고 보니 갈라져 살 수 없는 한 혈육, 어느 이웃에도 비길 수 없는 동족이라는 점을 가슴 뭉클하게 절감했다. 우리는 대결하고 싸워야 할 이민족이 아니라 단합하고 화목하게 살아야 할 한 핏줄, 한 민족이다. 내가 다녀간 이 길로 북남(남북)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고 가슴 아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이 된다면 한 핏줄과 하나의 역사·언어·문화를 가진 북남이 원래대로 하나가 돼 민족 만대의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채택된 북남(남북) 선언과 모든 합의를 철저히 이행해나가는 것으로 관계 개선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가기로 했다. 이번 합의가 역대 합의서처럼 사장화되는 불미스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긴밀히 협력해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겠다"며 '판문점 선언' 이행의 의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인간들의 성실함과 뜨거운 숨결의 결합체다. 좌절과 시련이 있을 수 있지만 고통·시련 없이는 승리와 영광이 없다.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평화·번영의 시대, 새로운 꿈과 희망이 기다리는 미래로 한 걸음 한 걸음 보폭 맞추며 전진해나가자"고 밝혔다.

한편 북측 최고지도자가 직접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북측 최고지도자가 직접 세계 언론 앞에서 서서 공동발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안다. 대담하고 용기있는 결정을 내려준 김 위원장께 박수를 보낸다"고 이 같은 점을 거론하며 "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흔들리지 않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으로 남북과 세계에 좋은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김연태·강기정·신지영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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