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남북교류 물꼬 텄지만 인천시엔 접촉창구 전무]강화고려역사재단 인천문화재단으로 '통폐합'… 南北문화교류 다리 끊었다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8-02-0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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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교동 등 접경지, 이북 출신 실향민 다수 거주 '최적지 평가'
시민단체·정치권 "고려사 홀대" 목소리… 인적 네트워크 단절도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가 지난 4일 인천에서 열렸다. 그 인천 경기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올림픽'의 서막이기도 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교류에 물꼬가 트일 거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정작 남북교류의 최전방에 있는 인천시는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할 대북 접촉 창구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강화·교동지역 접경지역을 끼고 있고, 수많은 이북 출신 실향민이 살고 있는 인천은 남북교류의 최적지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고려의 수도 개성과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역사적 연결고리가 있는 지역도 39년간(1232~1270년) 고려의 전시(戰時)수도였던 인천 강화도다.

하지만 인천시는 국내에서 고려와 강화도를 전담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이던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설립한 지 3년 5개월 만인 지난해 초 인천문화재단과 통폐합시켰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이 인천문화재단 내 조직인 강화역사문화센터로 격하되면서, 기존 강화고려역사재단 조례로 규정된 대상사업인 '남북 역사문화 교류' 조항도 삭제됐다. 강화를 매개로 한 남북 역사문화 교류사업을 북한 측과 '기관 대 기관'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진 셈이다.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 또한 올해부터 인천역사문화센터로 명칭을 변경해 확대 개편했는데, 인천 고유의 역사문화자산인 강화도·고려사를 홀대한다는 비판이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의회 안영수(한·강화군) 의원은 지난 2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진행한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 2018년 주요업무보고에서 "남한에서 고려사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은 오직 강화뿐이고, 북한에서의 고려역사와 공동으로 연구한다는 차원에서 강화고려역사재단은 큰 의미가 있는 기관이었다"며 "강화역사문화센터의 인천역사문화센터 전환은 애초 인천시가 재단을 설립한 목적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유지상 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재단 시절에 비해 예산 규모도 늘었고, 강화 관련 사업도 축소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인천시 차원에서 대북 접촉 창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천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신동호(현 청와대 연설비서관) 남북관계 특별보좌관을 임용해 대북사업을 추진해왔다. 신동호 특보 사퇴 이후에는 남북교류 관련 인적 네트워크가 사실상 끊겨있다.

인천시는 접경지역 말라리아 예방사업이나 스포츠 교류사업 같은 기존 남북교류를 사업별 단체를 통해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가 올해 새로 계획한 서해5도 NLL 연계 '남북 수산자원 공동연구·기술 지원 사업'도 국내에서 대북 창구를 찾지 못해 국제기구를 통해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새로운 남북교류사업을 추진할 창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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