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절박한 시간… '8·15 상봉 행사' 문의전화 폭주]'평화의 속도' 보다… 더 빨리 줄어드는 이산가족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8-05-03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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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중 44%·5만7920명 생존
90% 70세 이상… 年 2500명 사망
과거 상봉단 참여 '로또' 경쟁률
정례화·인원확대 등 조율 필요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광복절(8월15일)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잠정 합의하자, 벌써부터 대한적십자사와 정부 등에 이산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2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최근 적십자와 정부에는 이산가족 상봉 및 생사여부 등을 묻는 관련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온다.

이산가족들의 고령화와 건강문제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등록자 수는 13만1천531명이지만 44%인 5만7천920명만이 생존해 있는 상태다.

이중 70대가 1만2천771명(22.1%), 80대가 2만4천31명(41.5%), 90세 이상이 1만3천167명(22.7%)으로 '10명 중 9명 꼴'로 70세 이상의 고령자다.

매년 평균 2천500여명 꼴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이 사망하면서 끝내 헤어진 가족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단 규모가 워낙 작아, 상봉 기회를 잡는 것은 '로또'에 가까운 실정이다. 앞서 2015년에도 최종 상봉 대상자에 선정되기까지 경쟁률이 662.9대 1에 달했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들은 상봉인원 확대와 정례화, 당장에 만나지 못하더라도 생사 확인과 서신 왕래를 자유롭게 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생사 확인은 1985년 시작돼 2000~2010년 절정을 이룬 뒤 2013년과 2015년(4천497명) 두 차례 진행된 뒤 2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남북이산가족협의회 심구섭(83·함경남도 함흥 태생) 대표는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만 해도 38선 너머로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며 "이산가족 대부분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서로의 생사 확인과 엽서라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이산가족 정례화와 상봉인원 확대는 여러 방면으로 조율이 필요하다"며 "우선 적십자회담을 통해 8·15 상봉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 외 교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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