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판문점 선언 이후 '서해5도 지원' 어떻게 되나]평화와 안보 사이 '옹진군의 딜레마'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8-05-0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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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위협 피해 특별법 혜택 받다가
평화 무드 이어지면서 명분 약해져
종료 앞둔 종합발전계획 연장 걱정
지역경제 타격 軍인구 감소도 우려

2010년 연평도 포격사태를 계기로 '안보'를 발판 삼아 각종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던 인천 옹진군이 이번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지원이 끊기는 게 아니냐는 걱정으로 '평화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피해복구와 주민 생활 안전 대책 차원에서 2011년 '서해5도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고, 구체적 지원 방안이 담긴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특별법은 서해5도를 '남북 분단 현실과 특수한 지리적 여건상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으로 명시했다.

옹진군은 10년 단위로 짜인 종합발전계획(2011~2020년)에 따라 사업비 9천109억원(국비 4천599억원, 지방비 2천608억원, 민간투자 2천442억원)을 확보해 도로·항만 시설 정비, 관광 인프라 구축, 대피소 확충, 해상 교통망 개선 등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사업비 2천819억원을 소진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서해5도가 평화의 섬으로 주목받으면서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 도발 가능성이 완벽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국방부 등 4개 부처 장관이 동시에 서해5도를 다녀갈 정도로 서해 평화수역 조성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옹진군이 이런 평화 분위기를 애써 모른척하고 '안보'를 이슈로 정부 지원을 장기적으로 요구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당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2020년 종료되는 종합발전계획의 연장 여부다. 특별법에는 종합발전계획 기한 규정이 없어 사업 존속을 위해서는 기존 계획을 변경, 연장해야 한다.

과거처럼 북한의 위협이 늘 도사리는 여건이 아니라면 명분이 부족한 탓에 기한을 연장하더라도 사업비가 대폭 축소 조정되거나 아예 연장이 안 될 수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말 종합발전계획 변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연장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장 종합발전계획 연장 여부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면서도 "다만 '평화 무드'가 이어져 연장이 안 된다면 서해5도 주민들과의 협의와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옹진군은 이밖에 단계적 '군축' 합의에 따른 군인 감소가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령도의 경우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군인과 그 가족들로 추산된다.

군 장병의 외박·외출 소비, 면회객 방문, 군 부대 및 방어 진지 공사 등이 이미 서해5도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옹진군 입장에서는 안보 이슈를 명목으로 각종 지원을 받아왔던 점을 고려하면 평화 분위기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며 "지금은 평화와 안보 사이에 놓인 어정쩡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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