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트럼프 "일괄타결이 바람직…조건 안 맞으면 회담 미뤄질 수도"

전상천 기자

입력 2018-05-23 01: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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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DC를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양국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이후의 한반도 문제 해법과 북·미 회담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핵 폐기 절차와 보상조치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일괄타결'(all-in-one)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북핵의 방대한 규모와 기술적 복잡성을 감안해 일괄타결 방식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경우 최단기간에 비핵화를 추진할 뜻이 있다고 밝혀, 북한과의 타협을 위한 '단계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비핵화 방식을 비롯한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연기될 수도 있음을 시사함에 따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과 기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방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괄타결이 좋다. 그렇게 간다면 확실히 더 나을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되어야 할까"라고 반문한 뒤 "나는 완전히 확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꺼번에 일괄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런데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는 어떤 물리적 이유가 있다. (비핵화에) 아주 짧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은 일괄타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일괄타결의 틀 내에서 비핵화를 추진하지만, 물리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최단기간 내에 비핵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화 방식을 북한이 수용하느냐가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조건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회담은 다음에 열릴 것이다. 아마도 다른 시기에 열릴 것"이라며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 여러분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조건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연기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그렇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것이 한동안 열리지 않을 것이란 뜻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6월 12일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회담을 열 좋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런 협상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는 협상에 들어가면서 가능성이 0이었는데도 100으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가능성이 매우 컸다가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단 가봐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할 경우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한국과 같은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적 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CVID를 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그 부분을 얘기해왔다"며 "그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조 달러를 지원받아 '가장 놀라운 나라 중 하나'로 발전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도 한국과 "같은 민족"이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경제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정상회담이 추가로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회담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강경해진 태도 돌변에 영향을 줬다는 '배후론'을 또다시 제기했다. 그는 지난 17일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처음 '시진핑 배후론'을 언급했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만난 다음에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아무튼 만난 다음 태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분명히 지금 2개의 매우 성공한 남북한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리고서 궁극적으로, 아마도 장차 언젠가, 지금은 아니겠지만, 장차 언젠가 아마도 그들이 함께 모일 것이고 하나의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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