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취소" 김정은 위원장에 공개서한

트럼프,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에 근거, 회담은 부적절"
"싱가포르 회담 열리지 않을 것"…한반도 정세 격랑속으로

박상일 기자

입력 2018-05-24 23:52:00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805240100197380009502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무산을 선언했다. /연합뉴스=경인일보DB

성사 여부가 안갯속에 휩싸였던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열리기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됐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으로 건너가 북미정상회담 중재를 위해 노력을 했지만 20일 가량을 남겨놓았던 북미 정상회담은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 졌고, 이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화해 분위기는 위기를 맞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쓴 공개서한을 공개해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취소됐음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으로 건너가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비쳤던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날 오후까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힘겨루기를 하더라도 결국은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백악관의 공개서한 발표로 기대는 한꺼번에 무너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무산 선언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시설 폐기와 때를 맞춰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측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날 북한은 외신 기자들과 남측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 시설에 대한 폐기 조치를 시행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조율을 위한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예고가 나온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무산을 선언한 것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미국이 원하는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시간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갑자기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을 놓고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뜻이 뭔지 파악 중"이라고 짧은 발표를 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 방송에 출연해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 "지켜보려고 한다. 나는 당장 (비핵화를) 끝내길 원한다"면서도 "물리적으로 단계적 (접근법)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과 '단계적 접근을 통한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북미 정상회담 무산 선언이 당장 '파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박상일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