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취소]"판 깨진건 아니다"… 북미 이견 좁히며 대화재개 '재시동' 가능성

"실무접촉 통해 비핵화 이견 좁혀야"
중국 변수가 향후 추이에 상당한 영향 미칠 듯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5-25 13: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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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금융규제완화 법안 서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 서명식에서 "바라건대 북한과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며 "지금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가 놀랄만한 북미정상회담의 취소 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의 대화 테이블이 완전히 치워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패한 협상으로 가지 않기 위한 '일보 후퇴'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AFP 통신은 24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취소에도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향후 시나리오 점검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결정으로 외교적 해결 노력에 급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공을 넘겨받은 북한의 첫 대응이 향후 정세 흐름의 물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 취소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 또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상회담의 취소 결정이 당장 북미 긴장 고조의 악순환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고, 양국이 자제력을 보인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외교 절차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가 아니라 아첨의 언어"라면서 "역사를 만드느냐, 아니면 나쁜 협상을 피하느냐의 싸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전략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최선의 결과는 그들이 실무 대화(working-level dialogue)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계속된다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미 간 실무대화가 시작되면 비핵화의 정의와 방법론을 놓고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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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취소 등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제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 등의 방식을 놓고 적절히 타협이 이뤄져야 '세기의 정상회담' 재개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한반도 전문가인 리사 콜린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양측은 한반도 또는 북한의 비핵화가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20여 일 남긴 시점에서 양측에서 생각하는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작지 않았다는 것을 염두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가 오히려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니컬러스 번스는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진지하게 비핵화를 약속할 의도가 아니었다면 낮은 수준의 대화를 계속하는 게 더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부회장도 "문을 열어놓고 취소한 것은 가장 덜 나쁜 옵션"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만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상대로 '도발 카드'를 내놓는다면, 자신의 감정을 아끼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하면서 북미 관계는 일촉즉발의 무력충돌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콜린스 연구원은 "북한이 더욱 극단적인 방식으로 반응하고 수사적 위협을 높이거나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감행할 경우, 우리는 6개월 전 목격한 긴장 고조의 악순환을 다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랑 MIT 교수는 무력충돌 시나리오를 전제로 "원점으로 돌아간 것보다 잠재적으로 더 나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볼턴과 같은 매파들이 이런 (대화) 절차의 실패를 군사옵션 검토를 정당화하는 구실로 이용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중국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FP는 "중국에 많은 것이 의존하고 있다"며 중국 변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태도가 다소 강경하게 바뀐 것에 대해 '중국 배후설'을 제기한 것처럼 북한의 영원한 우방인 중국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북미 관계가 다시 호전될 수도, 아니면 악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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