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프레임' 벗어난 김정은, 국제무대 파격 데뷔

싱가포르 장관과 셀카 대중적 면모
벼랑끝 전술 과거 대미협상과 차이
'정치명분보다 실리' 솔직한 스타일

김태성 기자

발행일 2018-06-13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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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지도자로 불렸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제 외교 무대 데뷔는 파격적이었다.

1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프레임' 탈피라는 새로운 북한의 외교지향점을 밝히면서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앞서 11일에는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현지 관광지에 모습을 드러내고 '셀카'를 찍는 등 대중적인 지도자의 면모도 보여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첫 일성으로 과거의 '김정일 프레임'에서 탈피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힌 게 그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체제의 대미 협상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은 이번 트럼프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김정일 정권의 협상 태도와 방식이 발목을 잡았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자아비판'이 아니냐 고도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거 '벼랑 끝 전술'에만 매달려 미국을 밀어붙였던 협상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비난 담화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발언에 불과 9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공손하게' 그의 마음을 돌려세우려고 했다.

'강경'에 '초강경'으로 맞서던 김정일 시절의 외교 프레임과는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고 정치적 명분보다 실리를 찾는 과감하고 솔직한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예상치 못한 한밤 싱가포르 시내 투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여당 유력정치인인 옹 예 쿵 전 교육부 장관과 함께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김정은 위원장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목격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예고에 없던 시내 관광에 나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명소를 둘러본 것은 최근 '경제건설 총력'을 선언한 북한이 개발 의지를 내비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등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열망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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