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바늘구멍'… 애간장 타는 탈락 실향민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8-08-22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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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내 4721명 중 6명 '786대 1'
올해 신청자 작년대비 6배 급증
62.6% 80대이상 고령 시간 촉박


'786대 1'. 바늘구멍처럼 좁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끝내 오르지 못한 인천지역 실향민들은 애간장이 타고 있다.

남북 화해 분위기 속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만남의 기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실향민들의 바람이 간절하다.

이달 20~22일, 24~26일 두 차례에 걸쳐 금강산에서 이뤄지고 있는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은 남측에서 93명이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실제로 상봉행사에 참여한 남측 실향민은 89명이다. 인천지역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실향민 4천721명 가운데 불과 6명만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쟁률로 보면 786대 1이다.

100세가 넘은 실향민도 이산가족 상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평안북도 영변 출신 명창식 할아버지는 1919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는 101세다.

고향에는 여동생 2명을 두고 내려왔다. 인천 남구에 있는 자택에서 남북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장면을 TV를 통해 보며 먹먹한 가슴만 쓸어내렸다고 한다.

명창식 할아버지는 "내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 내심 기대했는데 상심이 너무 크다"며 "여동생들이 아직 고향에 있는지, 잘살고 있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올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7월까지 1천161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신청한 194명보다 6배나 급증했다. 남북관계가 급진전하자 실향민들의 기대감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신청자 5만6천862명 중 62.6%가 80대 이상 고령자다. 이들이 모두 헤어진 혈육을 만나기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인천에서만 매월 20~30명의 실향민이 세상을 뜨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상봉 첫날인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금도 상봉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애태우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남측에만 5만6천명이 넘는다"며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 확인과 화상상봉·상시상봉·서신교환·고향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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