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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길]신비의 섬 울릉도 (하) - 겨울섬 세가지 빛깔 트레킹

"시리도록 쓸쓸한 너의 미소에 나의 외로움이 위로를 받는다"

김종화 jhkim@kyeongin.com 2011년 01월 14일 금요일 제13면 작성 : 2011년 01월 13일 21:09:40 목요일
[경인일보=김종화기자]울릉도의 길을 거닐며 '도시의 일탈'을 꿈꾸는 사람과 사람으로 인해 지친 분들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는 '치유의 길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치유의 길!

한국에도 사색을 할 수 있는 좋은 길들이 많지만 유명세를 믿고 떠난 여행에서 많은 인파로 인해 한가로운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울릉도도 유명세로 인해 인파가 몰리는 계절이 있다. 하지만 겨울에 찾은 울릉도는 인파하고는 거리가 먼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외로운 섬이었을 뿐이다.

   

■ 눈 속에 핀 동백이 반겨주는 '울릉숲길'

겨울에 숲길을 거닌다는 것은 반갑지만은 않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라보고 거닐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릉숲길은 다른 매력이 있었다.

넓게 드리워진 동해 바다를 바라보거나, 또 울릉도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섬들을 바라볼 수 있어서다. 또 소복이 쌓인 눈 사이로 얼굴을 살포시 내민 동백꽃 길을 거닐 수 있는 것은 울릉숲길만의 매력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 채 울릉숲길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눈보라가 치고 있었다.

눈 속의 트레킹!

이색적이라고 부러워할 수 있지만 트레커 입장에서는 차가운 겨울바람으로 인해 빨리 나무 숲 사이로 몸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수전 일출 전망대 주차장에서 내려 석포까지 가는 울릉숲길은 3.4㎞ 구간으로 길지 않다. 바다쪽을 바라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죽도가 보인다. 강하게 몰아치는 눈보라로 인해 오래 바라볼 수는 없었다.

숲속 깊이 들어가면 정매화곡 쉼터라는 곳이 나온다. 예전 정매화라는 사람이 이곳에 머물며 농사를 짓기도 하고 석포와 저동을 오가는 사람들이 다쳤을 때 도움을 줬다고 하는데, 지금은 조용한 쉼터로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정매화곡을 지나면 조금 경사도가 있는 길이 나온다. 바로 이 길 주변에 수령이 60년 남짓된 동백나무가 붉은 꽃망울을 드러내며 여행객을 맞는다.

동백나무 군락을 지나서 조금 더 오르면 죽도를 조망하기 좋은 전망대가 나온다.

   

■ 황토와 바다의 절묘한 조화 '태하' 바닷길

'울릉숲길' 트레킹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나오며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트레킹 코스가 10~15㎞ 남짓인데 비해 울릉숲길은 산책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짧은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울릉도 지도를 펴고 살펴보다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바로 태하에서 울릉도 등대까지 거니는 대풍감 코스였다.

버스에서 내려 바닷가쪽으로 거닐었을 때 눈에 띄는 시설물이 있었다. 바로 모노레일 승차장과 소라 모양의 계단 시설물이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관계로 울릉도의 명물인 태하향목 모노레일을 타는 것을 포기하고 소라 모양의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 밑에 도착했을 때 거대한 바위 아래에 황토굴이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까만 바위 아래에 있어 도드라지게 붉게 보이는 황토는 조선시대 울릉도를 살피러 온 관리가 섬에 다녀갔다는 징표로 가져갔었다고 한다.

황토굴을 지나 소라 계단을 올라가면 해안가 바위 주변에 놓인 산책로로 나가게 된다.

이 산책로를 따라 첫 번째 모퉁이를 지나면 바로 바다와 만날 수 있는 길과 섬쪽으로 이어진 길로 나뉜다.

섬쪽 길을 이용하면 바로 울릉도 등대로 올라가게 되는데 바로 이곳에서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해안 절경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늦은 관계로 바닷가 산책로 옆에 마련된 나무 의자에 앉아 쉬기로 했다.

휴식을 취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해가 동해바다로 서서히 내려앉으며 태하항을 붉게 물들이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 저동에서 도동으로 가는 길

사실 울릉도로 발길을 옮기며 가보고자 했던 곳은 저동과 도동을 잇는 행남코스였다.

하지만 행남코스는 강풍이 몰아쳐 파도가 세면 이용할 수가 없다. 1시간 30분 남짓의 짧은 길이긴 하지만 길 대부분이 바닷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4일째 되는 날 한가로이 행남코스 중간에 있는 도동등대를 오르고 싶었지만 강풍주의보가 발령되어 하루 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여객선도 출항하지 않았다. 저동항의 눈 내린 풍경을 감상하며 하루를 보내고 난후 늦은 점심을 먹고 도동등대로 발길을 옮겼다.

저동항에서 도동등대까지는 바닷가를 감상하는 길이다.

길 주변에 기암절벽이 즐비하지 않은 대신 죽도와 관음도를 조망하며 거닐 수 있다. 또 행남등대에 오르면 울릉도 최대항인 저동항의 풍경과 죽도, 미륵도 등 주변 섬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동등대에서 도동항으로 발길을 옮기자 대나무 숲 터널을 만날 수 있었고 이곳을 빠져나오자 기암절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울릉도가 화산섬인 까닭에 암석들은 대부분 화산암으로 되어 있지만 암벽 곳곳에 해국이 자리하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또 해안가의 몽돌과 화산석, 그리고 바닷속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이 울릉도의 마지막을 아쉽게 했다.

   

■ 울릉도 가는 길

울릉도로 가는 배편은 동해 묵호항과 포항여객터미널 두 곳에서 출항하는 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현재 포항에서 출항하는 배만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3월1일부터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배편이 취항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 포항까지 고속버스를 이용한 후 시내버스를 이용해 포항여객터미널로 이동하면 배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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