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안산시 단원구 화정천변에서 목에 고무줄이 감긴 채 숨진 영아의 시신이 비닐봉지에 담겨 발견됐다. 아기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범인은 여고생이었다.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가족들이 잠든 틈을 타 딸을 낳은 뒤 살해했다. 살해된 시신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남자 친구에 의해 하천에 버려졌다. 그것도 시신을 태우려다 여의치 않아 하천에 유기한 것이다. 철없는 10대와 20대에 의해 저질러진 반인륜적 행위다. 이같은 영아유기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으나 사회적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임에도 법적 처벌에 그칠 뿐 이를 구제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우리의 가족문화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옮겨지면서 출산장려를 위한 정부 시책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으나 귀중하게 태어난 아기가 버려지고 있다.

영아가 버려지는 것은 이틀에 한건꼴이다. 연간 200명에 가까운 영아들이 유기되고 있다. 다행히 행인에게라도 발견되면 구제되어 보호시설에 입양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숨진채 유기되기 일쑤다. 지난 11일 강릉시 성산면 도로변 음식물쓰레기통에선 비닐에 싸인 어린이가 발견됐다. 다행히 지나던 행인 덕분에 무사히 구조돼 귀중한 생명을 건졌다. 또 13일엔 광산의 한 공원 공중화장실 세면대에 버려진 신생아가 구조되기도 했다. 이렇듯 저질러지는 영아유기는 좋지 못한 가정환경이나 어린 엄마들의 원치 않은 임신 등 성도덕의 문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이혼으로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한 가족해체, 가정폭력 등의 가정불화도 요인이다.

이로 인한 생명경시풍조의 확산은 또다른 범죄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아를 유기한 죄책감에 평생 시달리면서 우울증이나 사회적 폐쇄 공포에 시달리는 병폐도 심각한 사회문제다. 영아유기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의 법적 처벌 수위로는 영아유기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이다. 경제적 지원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오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영아유기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된다. 전시나 1회성이 아닌 심층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