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신용등급인 Aa2는 전체 21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에서 Aa2 이상의 등급을 받은 나라는 G20 국가 중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프랑스 등 7개국뿐이다. 한국이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Aa2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의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으로 3천684억6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0%에 불과하다. 또 올 10월까지 경상수지는 44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등 기초여건도 튼튼한 편이다. 통화 스와프도 1천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견고해 지난 1997년 IMF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부는 신용평가 상향이 박근혜정부 3년의 긍정적 평가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야당은 신용평가가 상승했는데도 청와대가 국가비상사태라며 국회의장에게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압박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신용평가사들은 과거의 통계치를 바탕으로 현재를 평가한다는 점이다. 1995년에도 세계 신용평가 기관인 S&P가 한국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었다. 그리고 2년 후 우리는 IMF를 맞았다. 평가업체들이 내수시장 확대나 임금 인상 같은 실물 경제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신용등급이 상향됐다고 경제상황을 너무 낙관해서도, 방심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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