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슈퍼마켓 CCTV에 비친 굶주리고 학대받은 11살 어린이의 모습은 일그러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참혹한 현장이다. 인면수심의 아버지에 의해 2년동안이나 감금된 상태에서 굶주리고 폭행당한 어린이는 영양실조로 키 120㎝에 몸무게가 16㎏정도였다. 4살 어린이의 평균 몸무게에 해당하는 처절한 상태다. 보기에도 앙상한 어린이는 아버지와 동거녀의 폭행으로 갈비뼈까지 부러져 과자봉지 조차 뜯기 어려울 정도로 기력이 쇠잔해 있었다. 인천시 연수구에 사는 이 어린이는 지난 2013년부터 자신의 집 화장실과 세탁실 등에 감금 당한 채 굶주리고 폭행당해 왔다. 32살의 아버지는 8년전 아내와 헤어진 후 일정한 직업없이 온종일 게임에만 빠져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 폭행엔 동거녀와 그의 친구도 가세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다행히 배고픔을 참다못한 어린이가 스스로 가스배관을 타고 내려와 인근 슈퍼에서 빵을 훔치다 적발돼 구제됐다. 아동학대 사건은 지난 2005년 8천건이던 것이 2013년엔 1만3천건이 넘어가고 있다. 이같이 아동학대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이중 70%이상이 가정폭력으로 일어나 좀처럼 노출되기 어렵다. 때문에 실제로는 노출되지 않은 폭력사례가 훨씬 많다는 추론이다. 아동에 대한 학대는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형태로 자행돼 왔다. 아동복지법은 아동들이 건강하게 출생하고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면서 아동들은 사회적 피해자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호돼야 할 가족내에서 빈번히 학대가 이루어지고 사회적 관심은 멀어져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인 시·군·구에 아동위원과 아동복지지도원까지 두고 있으나 아동학대 방지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아동 복지시설도 널려 있지만 오히려 그속에서 학대사건이 빈번한 상태다. 제도는 있으나 사회환경이 무너진 탓이다. 매년 5월5일을 어린이 날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하지만 그때뿐 학대를 받는 어린이에겐 무용지물이다. 아동은 어떠한 차별대우나 착취·학대와 방임 등 위험에 놓여선 안된다. 강한 처벌과 제도에 앞선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