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桑田碧海)란 아마 판교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판교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첫발을 내디뎠다. 판교는 기존의 테크노밸리에 이어 23일 창조경제밸리가 기공식을 가짐으로써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 요람으로 대한민국 경제 미래를 이끌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10년전만해도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판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밸리는 좁게는 도로공사 땅 21만㎡와 인근 금토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22만㎡ 등 총 43만㎡에 새로 조성되는 도시첨단산업지를 지칭하지만, 기존의 인근 테크노밸리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말 그대로 ‘판교밸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규모면에서 미국 실리콘 밸리에 전혀 뒤질 것도 없다.

창조경제밸리는 1단계로 2017년 8월까지 창업·혁신기술·문화융합 관련 정부부처 14개 창조경제 지원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미래부와 문광부가 사물인터넷(IoT)이나 핀테크 등 첨단 정보기술(ICT)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ICT와 문화·예술을 융합해 신산업을 창출하는 창작공간 등이 조성된다. 창업존·혁신기술존·ICT-문화융합존 등 3개 주제별 건물과 교류·지원존이 조성돼 창업존의 경우 200여개 창업기업이 들어선다. 창조경제밸리가 기존의 판교 테크노밸리와 결합되면 청년층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가 살아나는 구조가 만들어지게 돼 그 가치는 날이 갈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판교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서 한국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중심축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일도 많다. 판교를 명실상부한 창업 중심지, 국내 벤처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의 허브로 만들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털의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인 벤처캐피털들의 주목을 받거나 구글·애플 등 국제적인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판교의 스타트업들 가운데 반드시 크게 성공한 기업들이 나와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런 소문이 세상에 퍼져 전 세계에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가진 뛰어난 인재들이 판교를 찾을 때 비로소 판교가 명실상부한 ‘한국의 실리콘 밸리’ 글로벌 창업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