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에는 희망퇴직 붐이 특히 두드러진 탓으로 추정된다. 은행을 필두로 대기업들까지 인력감축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이니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금융보험권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무려 5만 명이나 감소했다. 그럼에도 SC은행은 최근 961명을 추가로 퇴직시켰고 우리은행은 이번 달에만 240명을 내보냈다. 여타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카드사들까지 정리해고에 나섰다. 대기업에서도 동일한 움직임이 간취된다. 일전 두산인프라코어에선 20대 초반의 직원들까지 권고퇴직 시켰다 여론이 비등하자 그룹 회장이 서둘러 진화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천3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 임금노동자들의 근속기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5곳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의 근속연수는 5.6년으로 OECD 평균인 9.6년에 한참 밑돌았다. 선진국들 중 한국의 노동유연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직장인들이 송구영신의 기분을 낼 상황이 아닌 것이다.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채산성 악화 우려에다 핀테크 등 성력화 확대가 요인이나 연말경기 냉각의 주범은 2013년 4월에 국회를 통과한 정년연장법이다. 300인 이상의 모든 사업장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의무적으로 60세 정년제를 시행해야하는 것이다. 인건비부담을 예상한 기업들이 고참 직원들부터 퇴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베이비부머들에겐 정년연장 혜택은커녕 정년단축법이 되고 말았다. 임금피크제가 대안이나 당시 국회가 ‘선(先) 정년연장, 후(後) 임금체계 개편’ 논리로 정년연장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한 때문이다. 일본은 20년 동안 충분한 사전준비를 거쳐 임금체계 개편을 마련한 뒤 1994년에야 법제화했다. 올 연말 대목 실종에 대한 책임을 여의도에 물어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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