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명령한 인구편차 2대 1의 선거구 획정 시한이 모레로 다가왔다. 국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과 선거법 확정 시한인 11월 13일 기한을 이미 어겼다. 현재의 선거구가 올해 말까지 조정되지 않으면 전체 선거구가 무효가 된다. 현재 선거구 통폐합으로 인한 농어촌 지역구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대신 비례대표 의석 7석을 줄이자는 데에는 여야의 의견접근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는 대신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를 도입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여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견은 좀처럼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가 이달 31일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지역구 246석과 비례대표 54석의 현재의 의석 비율 그대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그렇게 되면 농어촌 지역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지역구 통폐합 사태를 면할 수가 없게 된다. 이미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예비후보들의 등록이 시작됐으나 만약 모레까지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으면 선거구 무효로 인해 예비후보들의 등록은 무효가 된다. 당연히 예비후보의 신분은 사라지고 명함 배포와 홍보물 발송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현역 국회의원들은 의정보고회나 의정활동 등을 통하여 현역으로서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선거정치적 측면이 아니더라도 선거구가 무효가 되는 위헌적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 2001년 헌법재판소는 당시의 선거법 획정관련 조항에 대해 인구편차의 허용범위를 3대 1로 좁히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으나 17대 총선을 불과 30여일 앞둔 2004년 2월에야 선거구를 획정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 또다시 위헌적 상태가 된다면 국회가 위헌 상태를 조장하는 결과가 된다.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뻔한 상황에서 여야가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에 이르는 것이 어렵다면 정의화 의장은 국회법 85조의 ‘직권상정’ 권한을 사용해서 선거구가 무효가 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현재의 상황은 정의화 의장의 언급처럼 입법비상사태이기 때문이며 헌법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국회는 더 이상 존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