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1)
이승철 경기도의회 새누리당(수원5) 대표의원
누리과정 예산 다툼이 올해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교육감을 설득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는 교육감의 고집에 결국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게 됐다.

무엇보다도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이들과 가족들이 깊은 상처와 피해를 입게 됐다. 도민들이 받을 고통 속에서 누구의 공약인지, 법령상 의무는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대통령의 공약이니 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교육청·야당의 주장도, 2012년부터 이미 법으로 교육청이 전담하기로 했고 필요한 재정도 내려보냈으니 교육청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여당과 교육부의 주장도 모두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기엔 당장 우리 도민들의 출혈이 너무도 크다. 단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보낼 수 없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들의 고통, 아이 키우기 어려워 출산을 포기하는 저출산 문제, 격무에 시달리는 보육교사들의 퇴직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모여 경기도와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하락시킬 것이고 국민들은 중앙·지방할 것 없이 정부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유치원 지원금만 편성한 교육감은 물론 그마저도 삭감해 전체 누리과정 예산을 0원으로 만들고, 한술 더 떠 본예산안에 지역 예산을 끼워 넣은 채 날치기 통과시킨 더민주 의원들은 도민들의 허탈과 분노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들을 설득하지 못한 새누리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젠 여야가 힘을 합쳐 보육대란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경기도가 최소한의 예산을 세워 급한 불을 끄겠다고 입장을 밝힌 남경필 도지사의 진심을 이재정 교육감은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중앙만의 책임도, 지방만의 책임도, 교육청 혼자만의 책임도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야당 소속의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여러 시·군에서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더민주 부산시당위원장은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싸우는 것은 더민주 의원들의 분명한 잘못이라며 솔로몬의 재판처럼 진짜 엄마의 사랑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도의회 새누리당의 유치원·어린이집 현장 방문에서도 일단은 보육대란부터 막아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부디 도의회 더민주 의원들과 교육감은 자당의 깨어있는 인사들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지금이라도 몽니를 그만 부리고 일부 편성에 동의하길 바란다.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모하는 어른의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도민을 위해 고집을 꺾는 것은 결코 패배하거나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과 도민을 위해 고집을 겸허히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도민의 박수를 받을 일이다.

/이승철 경기도의회 새누리당(수원5) 대표의원